러시아에서 자녀의 성별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타티야나 부츠카야 통합러시아당 국가두마(러시아 하원) 의원은 여자 아이에게 남자 이름을 지어주는 경우가 빈번해졌다며 이를 금지하는 법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법안이 채택되면 여자 아이에게는 미하일 등 '남성' 이름을, 남자 아이에게는 나타샤 등 '여성' 이름을 지을 수 없게 된다. 러시아에서는 현재 하이픈을 제외하고 숫자, 기호, 성적인 단어, 직위, 직함만 아이의 이름에 넣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부츠카야 의원은 “등록 사무소는 부모가 의도적으로 남자아이를 여자 이름으로, 여자아이를 남자 이름으로 부를 경우 등록을 거부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성별에 따른 이름을 지어주면 아동의 비정상적인 발달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자 이름을 가진 남자아이나 남자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는 정신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아 특정 콤플렉스를 겪거나 사회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이름의 성별이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니키타'는 러시아에서 남자 이름으로 스이지만, 불가리아에서는 여성 이름으로 쓰인다. 또한 루나(달), 지마(겨울) 같이 자연이나 계절에서 가져온 이름은 성별과 관계없이 채택해 성별을 구분하기가 모호하다는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