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EF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 필요”

인도 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7일 한국경제인협회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미국과 한국의 통상 전문가를 초청해 'IPEF 협상이 경제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한경협 회원사와 학계등 약 40명이 참석했다.

먼저 토론자로 나선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은 “무역 부문에서 협상이 완료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지만 무역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부문에서 회원국 간 협상이 비교적 빠르게 타결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2021년 요소수 부족으로 큰 홍역을 앓은 한국의 경우 IPEF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안보적 편익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미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가게 되면, IPEF 협상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며 다소 우려 섞인 전망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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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토론 참석자들이 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IPEF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 이혜민 한국외대 초빙교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 허윤 서강대 교수, 이재민 서울대 교수.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내년에 있을 미국 국내 정치 일정이 IPEF 협상 진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IPEF 협상에서 논의 중인 여러 가지 쟁점들은 이미 상당 부분 국제사회에서 그리고 유사 입장국 사이에서 '숙성'과 '점검' 과정을 거쳤다”며 “IPEF 협상의 주요 쟁점들은 향후 여타 무역협정에도 큰 영향을 끼칠 규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년 미국 국내 정치 요인으로 IPEF 협상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시기에 우리는 한국의 입장을 보다 정교화하고 조정하는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IPEF가 가지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한국이 새로운 규범 설정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IPEF가 확실하게 제도화된 체제라기보다는 아직 형성 초기과정에 있는 '무정형의 연성 네트워크'라는 점을 강조했다. 따라서 “민관이 협력하여 한국이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는 디지털 인프라, 인적자원 개발 등에서 구체적인 협력 아젠다를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면 IPEF 협상의 구도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이는 우리 기업의 새로운 사업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의 사회를 진행한 이혜민 한국외대 초빙교수도 안정적인 역내 공급망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에게 IPEF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은 이미 미국과 FTA를 통해서 시장접근을 확보한 만큼, 미국과 협력해 무역 부문 협상 타결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규범에 기초한 국제통상질서 강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앞으로도 IPEF와 같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글로벌 현안 이슈에 대해서 우리 기업들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국내외 전문가들을 모시고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행사를 수시로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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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이 7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IPEF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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