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이야기]스토브리그, 창업가 연봉은 누가 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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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인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

LG트윈스가 29년 만에 2023년 정규시즌 우승, 2023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2023 한국프로야구 시즌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이제부터 한국프로야구 각 구단과 선수, 코치들은 일명 '스토브리그' 즉, 다음 시즌을 위해 팀은 기존 선수나 코치의 재계약이나 영입, 해임 또는 방출, 트레이드 등으로 전력 보강을 하는 기간, 선수들은 자율 훈련 등으로 경기력 강화를 하는 기간을 맞이한다.

스토브리그 기간에 일어나는 구단과 선수, 코치 사이의 가장 중요한 일은 아마도 연봉협상일 것이다. 선수는 자신이 올해 기여 정도와 내년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 제시하고, 구단은 선수 개인, 개인만이 아니라 전체 구단 운영에 대한 계획을 연봉이라는 구체적 수치를 대입해 계획한다. 연봉협상은 단순히 한 사람의 연봉이 얼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국 그로 인해 다음 해에는 이 구단이 어떤 모습이 될 것인지를 상상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

프로야구 선수로 처음 지명받을 때는 몇몇 선수를 제외한 선수들이 계약금과 연봉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자신이 프로 선수로 지명받았다는 기쁨에 환호하며 이제부터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이런 다짐에도 불구하고 이후 만나게 되는 매해 스토브리그 시즌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인정받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그를 바탕으로 구단과 협상을 하게 된다.

뜬금없어 보이는 프로야구 이야기는 어쩌면 스타트업 상황에 있는 기업가나 이제 막 기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창업가들이 한 번쯤은 자신의 급여에 대해 꼭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기업에 취업하는 이들은 아마도 프로야구 선수처럼 연봉협상을 하거나 정해진 직책과 연공에 따른 급여에 더해 성과급 정도를 협상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FA시장과 같이 자신이 생각한 만큼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고 여기면 이직이라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창업가들은 어떤가? 누구와 연봉협상을 하나?

프로야구 선수는 구단과 연봉협상을 하고, 직장을 다니는 이들은 기업과 연봉협상을 하면 되는데, 내 손으로 기업을 만든 창업가들은 누구와 연봉협상을 해야 할까?

계약금도 없이 시작한 창업가는 기업이 자신의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최소한의 연봉도 가져가지 않으면서 헌신이라는 허울에 빠져 뼈를 갈아 넣는 어리석은 길을 가는 이들도 있고, 때로는 자신의 기여와 상관없이 너무 많은 연봉을 가져가는 탐욕의 길을 가는 이들도 있다.

창업을 준비하거나 스타트업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름이 아니라 스스로 연봉을 매해 결정하는 스토브리그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맞이할 새해를 바라보면서 2024년 나에게 적절한 연봉은 얼마일까? 그리고 성과에 따른 보상은 어떻게 할까?

이 작은 작업을 통해 자신과 자신이 일구고 있는 기업 그리고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며, 창업가들에게는 다시 한 번 내가 이 기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무모한 추진력, 영업력, 마케팅 감각, 인사능력, 갈등, 옆집 바보 형 같은 모습, 허세, 믿음 등 다양한 상황 속 역할을 해야 하는 창업가들이여 건승을 빈다.

박정인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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