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반도체 표면가공 기술로 친환경 열전기술 상용화 앞당겨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은 버려지는 에너지(폐열, 태양광, 풍력 등)를 유용한 전기로 바꾸는 친환경 에너지 기술이다. 이 중 열과 전기처럼 상호변환할 수 있는 기술을 열전기술이라고 한다. 기존 열전 연구 대부분은 독성과 희소성이 높은 금속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포스텍(POSTECH) 연구팀이 친환경 물질인 실리콘(Si)을 열전 반도체 소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완성했다.

백창기 포스텍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백창기 교수·통합과정 유형석 씨, IT융합공학과·융합대학원 박주홍 교수, 전기전자공학과·반도체공학과 공병돈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기존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 친환경 물질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열전 반도체 소재를 만들었다. 연구 결과는 최근 나노·에너지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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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백창기 교수, 통합과정 유형석 씨, 박주홍 교수, 공병돈 교수

현재 열전 반도체 소재로 사용하는 비스무스(Bi), 텔루륨(Te), 납(Pb) 등은 매장량이 적고 독성이 있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 저렴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실리콘 기반 나노와이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높은 열전도도로 인해 열 손실이 커 열전 성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내 포논(Phonon)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열은 포논이라는 준입자 상태로 이동하는데, 열 손실을 줄이려면 포논 이동을 막아야 한다. 연구팀은 반도체 물질을 깎는 DRIE(Deep Reactive Ion Etching)공정으로 나노선 표면에 물결 무늬 구조를 만들었다. 이 구조는 마치 거울처럼 포논을 튕겨내며 다양한 산란을 유도, 포논의 움직임을 방해한다.

실험 결과, 이 공정으로 표면이 가공된 실리콘 나노와이어는 기존 벌크 실리콘 대비 열전도도가 약 30분의 1로 감소했다. 열전 성능은 약 300배 향상됐다. 기존 반도체 공정으로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면적 반도체 공정 기술을 통해 열전 반도체 대량생산과 상용화의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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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무늬 표면을 갖는 실리콘 나노와이어

백창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 시대를 대비하는 열전 반도체 상용화에 큰 주춧돌을 놓아 에너지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제조산업 현장에서 소자 성능을 검증하고,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지원하는 '푸드테크 R&D 센터 개발 및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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