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OLED 아이패드가 온다…주목할 포인트는

애플이 내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를 출시한다. 2017년 아이폰에 첫 적용된 OLED가 6년 만에 아이패드에도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패드는 전 세계에서 매년 수 천만대가 팔리는 인기 제품이다.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패드의 OLED 탑재는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축소와 OLED 확대를 뜻한다. 또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OLED 시장이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으로 확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내년 OLED 아이패드는 2종이 출시될 계획이다. 11인치 모델과 12.9인치 모델로 구성된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가 대상이다. 내년 아이패드에 탑재될 OLED 특징과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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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패드 프로. 〈사진 애플 홈페이지〉

◇ 아이패드 OLED는 LGD가 먼저

아이패드 최대 관전 포인트는 LG디스플레이의 선점 효과다. 아이폰용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을 주도했다.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 공급망에 진입했지만 양산 및 공급에서 항상 삼성디스플레이가 앞섰다.

그러나 아이패드에서는 완전히 역전됐다. LG디스플레이가 메인 공급사로 떠올랐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2.9인치 OLED 패널을 모두 공급하는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만 수주했다.

물량도 더 많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은 내년 OLED를 탑재한 아이패드를 1000만대 가량 생산할 계획인 데, LG디스플레이가 6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가 400만대를 담당할 전망이다.

모델수, 물량뿐만 아니라 공급 시점에 있어서도 LG디스플레이가 빠르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12월 말부터 일부 공정(백플레인)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생산 예정일보다 2개월 정도 앞당겨진 일정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양산에 일부 이슈가 생겨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시기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것은 소재 기술 차이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구체적으로 투스택 탠덤 기술이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투스택 탠덤 기술을 개발, 적용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를 역전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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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탠덤 OLED. 〈자료 LG디스플레이 뉴스룸〉

◇투스택 탠덤이 뭐길래

애플은 아이패드 OLED에 처음으로 두 가지 기술적인 변화를 줬다. OLED 발광층을 두 개 층으로 쌓는 투스택 탠덤 기술을 채택하고, 기판도 폴리이미드(PI) 기반 플라스틱 기판에서 유리 기판을 적용한 것이다.

투스택 탠덤은 말 그대로 기존 한 개의 적(R)·녹(G)·청(B) 유기발광층을 사용하는 단일 OLED와 동일한 전체 두께를 유지하면서, 또 하나의 유기발광층을 추가 배치하는 기술이다.

유기발광층이 2개이기 때문에 더 밝은 화면을 구현하고, OLED 소자에 가해지는 에너지를 분산시킬 수 있어 장수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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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스택 OLED와 투스택 탠덤 OLED 구조. 〈자료 옴디아, 미래에셋증권〉

유기발광층을 두 개 층을 연결하기 위해 고굴절 전하생성층(CGL)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전류를 흘려주면 CGL이 두 개의 층에서 전자와 정공을 효율적으로 전자수송층(ETL), 정공수송층(HTL) 등 발광층에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아이패드에 투스택 탠덤 OLED를 공급한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가 경험이 앞선다.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 기술을 2019년부터 차량용 OLED에 적용해왔다. 올해는 휘도와 소비전력이 전작 대비 각각 30%, 40% 이상 개선된 2세대 탠덤 OLED를 양산하고 있다. 아이패드에는 3세대 탠덤이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기발광층이 추가되는 만큼, OLED 재료도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재료를 공급하는 소재 업계에 아이패드가 미칠 영향도 관전 포인트다.

이론적으로 투스택 탠덤은 싱글 스택 대비 2배가 쓰이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1.3~1.5배의 재료가 투입된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LT소재, 피엔에이치테크, 덕산네오룩스 등이 있다.

LG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아이패드용 OLED에는 LT소재가 그린(G) 호스트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에 따르면 피엔에이치테크는 고굴절 CPL과 발광층 소재 1종을 맡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드는 아이패드 패널에는 'T2'로 불리는 OLED 재료 세트가 사용된다. 덕산네오룩스는 T2에 레드(R) 프라임을 공급한다. 보조소재인 HTL과 탠덤 기술에 필요한 pCGL 등도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 또 LG화학이 전자수송층(ETL)과 정공방어층(a-ETL)을, 삼성SDI가 그린 발광소재를 공급한다.

◇ 신기술 적용, 새로운 사업 기회

아이패드 OLED는 기존 OLED와 다르게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패널이 제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아이폰에는 폴리이미드(PI) 소재 기반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플렉시블 OLED가 적용된 반면에 아이패드에는 리지드 OLED의 특징인 유리 기판을 사용하면서도 플렉시블 OLED의 박막봉지(TFE)도 적용됐다. 리지드와 플렉시블 두 가지 방식의 장점을 취했다고 해서 하이브리드라고 불린다.

이에 패널 제조 과정에서 유리기판을 가공하기 위해 식각 공정이 새롭게 추가됐다. 식각은 깎는다는 뜻으로, 박막 트랜지스터(TFT)의 회로패턴 공정 중 필요한 부분을 남기고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을 부식액을 이용해 제거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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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텍의 OLED ATO 식각 공정. 〈자료 아바텍 IR자료집〉

아이패드 OLED는 유리기판을 매우 얇게 만들어 패널을 완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50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유리 기판을 200㎛로 식각한다.

이에 유리기판을 식각하기 위해 새로 진입한 업체들에 수혜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아바텍이 유리 기판 식각을 담당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켐트로닉스에 맡겼다.

디스플레이와 메인 기판을 연결하는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도 달라졌다. 애플이 기존 아이폰에 연성인쇄회로기판(FPCB)를 적용하던 것과 달리 아이패드에는 경성인쇄회로기판(RPCB)를 적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코리아써키트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 OLED 공급망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존 삼성디스플레이 기판 분야 최대 협력사인 비에이치와 함께 생산을 맡는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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