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초고속 인터넷 덕분에 새우양식장을 운영한 지 23년만에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도매로 넘기는 것 보다 수익을 더 많이 낼 수 있어 춤이라도 추고 싶을 만큼 기쁩니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서 2000년부터 6만6115㎡(약 2만평) 부지에 새우 가두리양식장 5곳을 운영하는 김정돌 서해수산 대표는 “그동안 새우 도매가격은 1㎏당 2만원대 수준으로 큰 변동이 없어 매년 수익이 일정했다”며 “초고속 인터넷이 뻥뻥 뚤려 올해부터는 온라인 판매를 통해 이윤을 더 많이 남길 수 있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대표의 집과 양식장은 고작 3가구에 불과한 해안가 오지에 있다. 지난해 초까지는 동케이블 기반으로 최대 속도가 불과 10Mbps 수준인 인터넷을 사용했다. 인터넷 속도가 너무 느려 노트북 화면 전환에도 수초가 걸렸다.
특히 새우양식에 필요한 날씨 등의 정보 검색을 비롯해 뉴스를 찾아 읽는 것도 어려웠다. 무엇보다도 주변 양식장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도 하고 양식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얻었지만 김 대표에게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KT 목포지사에 더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KT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력해 김 대표 마을에 지난해 9월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해 서비스에 들어갔다.
KT는 김 대표 마을에 구축할 최적의 케이블 구간 설계와 도로점용허가 등을 위해 수차례 신안군 증도면 일대를 답사했다. 케이블 설치 구간이 개인 사유지도 포함돼 토지 주인과의 협상을 위해 수차례 방문해야 했다. 김 대표 자택에서 KT 시설이 있는 있는 증동리까지는 3.5㎞ 구간, 증동리에서 네트워크 핵심장비가 있는 목포까지는 65㎞ 떨어져 있어 총 68.5㎞ 구간에 초고속 인터넷 망을 구축했다.
최현 KT 목포지사 차장은 “기존 인터넷 속도로는 인터넷(IP)TV와 폐쇄회로(CC)TV 실시간 모니터링, 인터넷 판매 등을 할 수 없어 불편이 매우 컸다”며 “지금은 IPTV를 통해 안정적인 상태로 TV시청이 가능하고 고화질 CCTV 서비스를 제공하고 빠른 속도로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등 고객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새우는 바이러스에 민감해 5~10월 새우를 키우는 기간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에 CCTV 설치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제는 마을 방범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CCTV를 휴대폰으로 연동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KT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지자체와 2010년부터 전국 소규모 농어촌 지역에 도시와 동등한 100Mbps 속도의 인터넷을 보급하는 초고속 광대역 통합망(BcN)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년간 360개 섬마을을 포함 전국 1만3473개 50가구 미만 농어촌 마을(45만가구 96만명)에 도시와 같은 수준의 인터넷 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곳이 존재한다. 특히 귀농·귀촌 등으로 농어촌 마을에서도 도시와 같은 온라인 교육·쇼핑·직거래 등 초고속 인터넷 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다시 2020년부터 초고속 광대역 통합망 사업을 KT를 비롯한 통신사들과 추진 중이다. KT는 지난해까지 전남 신안군 증도면 등 전국 946개 농어촌 마을에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했다. 올해도 100여곳이 넘는 마을에 인터넷망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안=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