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기후위기 시대 '마지막 경고'에 지금 당장 행동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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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혁 에바 부사장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의 말이 현실이 됐다. 지구는 이미 펄펄 끓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에 의하면 7월 관측 결과, 150년 역사상 가장 뜨거웠고, 지구 평균 기온은 17.01℃에 달했다. 향후 5년 안에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세계기상기구(WMO) 경고와 궤를 같이한다. 참고로 1.5℃는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지구기온 상승의 '마지노선'이다.

이는 곧바로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탄소감축을 위해 각 국가와 기업은 RE100 등 재생 에너지 사용을 강조하고 있으며, 전기차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전기차는 약 45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증가했다. 환경부의 적극적 노력으로 한국은 충전기 1대당 전기차 2대가 충전 가능해 세계에서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시간과 주차시간 불일치, 휴게소 등 거점지역 충전기 부족으로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모든 주차면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면 충전부족 이슈는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도시가 만들어질 때 결정된 전기 수전용량으로 인해 충전시설의 추가 확장은 한계가 있다. 이에 이미 있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공유형 충전 인프라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를 적극 도입해 전력 안정성 확대에 기여해야 한다. 실제 환경부는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충전기에 보조금을 추가해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업계의 혁신적인 기술로 국내 전기차 충전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각국은 충전기술 확보와 자체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NEVI(National EV Investment) 프로그램으로 자국 내 생산된 충전기에만 보조금을 주고 있다. 독일 등 제조 강국들은 보조금을 받기 위한 자격에 자국산 부품의 사용을 필수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전기차 충전시스템에 ESS를 탑재한 충전기는 화재 위험성으로 옥외 사용만 가능하다. 에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율주행 자동 충전 로봇 '파키'는 'CES 2023'에서 혁신상 2개를 받았음에도 국내 실내 주차장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한국의 충전기술은 뛰어나지만 정작 국내에서 규제와 표준 미흡으로 상용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는 필요하다. 그러나 현상의 원인을 분석해 세밀한 규제가 필요한 것일뿐 무조건적인 금지는 산업 발전을 오히려 방해한다.

더불어 현재 충전기 제조 시 포함된 중국산 핵심 부품에 대한 의존을 탈피하려면 충전 인프라용 소재·부품·장비 사업을 함께 육성해야 한다. 아울러 충전 인프라 산업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처럼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세밀한 정책적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래야 과거의 에너지에서 현재의 에너지를 써야 하는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한국이 결국 탈탄소에 한 발짝 앞서나갈 수 있다.

“미래 세대에게 기후 위기의 뜨거운 지구를 물려 줄 건가요?”라는 물음에 당장 행동으로 그 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기후변화 마지노선 1.5℃. 5년 내 뚫릴 그 시간을 주저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다.

신동혁 에바 부사장 charlie.shin@ev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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