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바이오 소부장 육성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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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 아미코젠 대표

제조업은 우리산업의 중심이자 원동력이다. 제조업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가 제조업의 핵심 역할을 하는 만큼 우리 산업의 기초라 할 수 있다.

바이오산업 내 바이오 소부장도 제조업 소부장과 마찬가지로 산업을 지탱하는 뿌리로 인식되고 있다. 바이오 업계 소부장도 바이오 산업 내 연구개발, 생산, 서비스 단계에 활용하기 위한 소재, 부품, 장비를 총칭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생산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한 결과, 생산공정에 필수적인 바이오 소부장 산업 내 경쟁력 있는 바이오 소부장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어젠다로 거론되고 있어 업계 관계자로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글로벌 정세 등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바이오 소재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화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바이오 소부장 산업은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성장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KDB 미래전략연구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성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GVC) 불안정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에서 바이오 소부장 이슈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자국화와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높은 시장 성장성, 타 산업 대비 높은 일자리 창출과 국가 안보와의 연계성으로 인해 각국에서 바이오 소부장 산업 육성과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미국은 바이오의약품 소부장 자국화를 목표로 '국가 바이오 기술 및 바이오 제조 행정명령'을 내려 미국 내 강력한 의약품 공급망(바이오 소부장 포함) 구축을 위한 제조 역량 강화를 독려하고 있다. 부처별로는 추가 행정 명령을 통해 미국 바이오경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권고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공급망 강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유럽정책연구센터(CEPS)는 유럽의 제약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유럽 국가 간 공조 확대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10대 정책을 발표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바이오의약품 관련 소부장 자급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혹자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시작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전방 산업만 있고 후방 산업은 균형적이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바이오 소부장 국산화 비율을 6%대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수출 주력 대표 산업인 반도체 소재, 자동차 부품이 각각 50%와 99%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 부문 차이가 크다.

국산화 비율이 낮은 만큼 바이오 소재는 수입의존도가 높다. 해외에서의 원재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 바이오의약품 업계 치명적인 제조상의 리스크를 직면할 수 있고 관련 업계 수익률 개선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산업의 큰 축인 바이오시밀러 약품의 중요한 원재료인 배지와 레진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생물의약품'이라고 불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을 칭한다. 바이오의약품이라 함은 생물학적인 과정이 일어나는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만들어진 천연 생물학적 기술을 모방한 약품이다.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고순도 항체 단백질을 분리해 내는 것이 바이오시밀러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먹이 역할을 하는 물질이 '배지'이고, 배양된 세포로부터 단백질을 분리정제하는 물질이 '프로틴A 레진'이다.

이들 제품은 바이오의약품 품질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고부가 제품으로 분류되고 소수 글로벌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원료 수급의 안정화, 관련 사업의 원가절감을 바탕으로 한 수익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국산화가 절실한 분야기도 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경우, 핵심 바이오 소재 100% 수입의존도를 타개하고자 국산화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아미코젠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주력해온 세포배양 관련 배지와 레진 사업에서 공장 완공을 시작으로 개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마침 정부도 국외 바이오소부장 자국화 추세 강화와 국내 낮은 바이오소부장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의약품 밸류체인별 인프라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어 성장 가속화의 토대가 마련되는 분위기다.

국내 바이오 소부장 업계에서도 글로벌 수준에 최적화된 인증과 기술, 생산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바이오소재 국산화를 견인해야 할 것이다.

아미코젠 박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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