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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토 용인1센터에 설치된 창고 자동화 솔루션 '오토스토어'

쇼핑몰에 접수된 주문이 입력되자 로봇들이 상품이 담긴 박스를 찾아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한 켠에서는 촘촘히 배치된 진열대 사이로 바구니를 든 로봇들이 쉴새 없이 움직인다.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탄 박스는 포장재 투입, 상품 봉합 작업이 기계를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포장을 마친 박스는 무게 측정 구간을 지나면서 오포장 여부를 점검한 뒤 출고 장소 지점까지 빠르게 이동한다.

지난 12일 찾은 파스토 용인 1·2센터는 지난 2021년·2022년에 각각 오픈한 풀필먼트 센터다. 풀필먼트는 상품 보관부터 포장·배송·반품까지 물류 전 과정을 일괄 지원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용인 1·2센터는 각각 연면적 4만5000㎡, 4만2500㎡로 상온 제품은 물론 냉장·냉동 상품까지 모두 취급이 가능하다. 두 센터 모두 국토교통부 스마트 물류센터 인증을 받았다.

먼저 용인 1센터에 들어서자 네모난 박스(빈)를 빼곡히 쌓은 창고 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위아래, 좌우로 움직이는 로봇이 정신없이 상자를 나르고 있었다. 해당 설비는 노르웨이 기업 '오토스토어' 설비다. 작업자가 상품이 담긴 빈을 주문하면 로봇이 해당 빈을 찾아 작업대 앞으로 전달한다.

오토스토어 설비 최대 장점은 공간 효율성이다. 일반 진열대 사용 대비 공간 효율성을 4배 이상 높일 수 있다. 파스토에 적용된 오토스토어 설비는 약 300평의 공간을 차지하는 데 같은 물량을 적재하려면 일반 진열대로는 1300평이 필요하다. 또한 로봇이 작업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Good To Person' 방식이기 때문에 업무 정확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파스토는 풀필먼트 업계 최초로 오토스토어 설비를 도입했다. 약 1만3300개 빈이 최대 5만2000여개 상품을 보관할 수 있다. 로봇 20대가 시간 당 최대 300개 빈을 처리한다.

센터 안으로 들어서자 슈어소트 설비가 등장했다. 슈어소트는 파스토가 국내 최초로 도입한 고속 분류 자동화 설비다. 고객사별로 상품을 대량 주문하면 슈어소트가 빠른 속도로 분류해 작업자의 합포장을 돕는다. 시간당 최대 2400개 상품까지 분류가 가능하다. 상품 분류 시간을 크게 낮추고 작업 오류 발생률을 현저히 떨어뜨린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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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토 용인1센터 피킹타워 전경 〈사진=민경하기자〉

센터 중앙에는 피킹타워가 중층 구조로 설치돼 있다. 피킹타워는 작업자 동선을 최소화해 피킹 시간을 단축한 자동화 설비다. 오토 라벨러가 상자에 주문 정보가 담긴 바코드를 붙이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상품이 위치한 선반으로 박스가 이동된다. 작업자가 상품을 박스에 담고 다시 벨트에 올리면 다른 상품이 위치한 선반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다양한 합포장 주문이 들어왔을 때 작업자 동선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설비다.

피킹타워에는 자동제함기, 자동 봉함기, 무게측정기 등 여러 자동화 설비가 함께 설치돼 있다. 상품별 체적 데이터와 주문 정보에 맞춰 박스를 선정하고 포장재 투입과 테이프 봉함까지 기계로 자동 처리한다. 무게 측정이 가능한 벨트를 지나면 체적 데이터에 기반해 오포장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피킹 타워 한 층에만 약 800개 상품(SKU)을 보관할 수 있다. 합포장을 포함해 시간 당 최대 2000개 주문을 해결할 수 있다.

센터 가장 안 쪽에는 선반들이 움직이고 있다. 선반 아래 납작한 무인운반로봇(AGV)이 선반을 직접 들어 올려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작업자는 선반을 돌아다닐 필요 없이 제자리에서 상품을 피킹할 수 있다. AGV는 바닥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길을 읽고 작업에 맞춰 각각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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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토 용인2센터 내 AMR이 선반 사이를 움직이고 있다. 〈사진=민경하기자〉

2센터에는 자율주행로봇(AMR) 50대가 센터 곳곳을 부지런히 움직인다. AMR은 AGV와 달리 별도 QR코드나 바코드가 없어도 주행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대기 장소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피킹 박스를 받는 장소로 이동한다. 최대 4대의 피킹 박스를 싣은 뒤 주문 상품이 있는 진열대로 직접 이동한다. 작업자는 진열대 앞에 대기하고 있는 AMR에 상품을 담고 바코드만 찍으면 된다.

현재 파스토가 용인2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AMR은 50대다. AMR 1대가 시간 당 50여건을 처리하고 있으며 전체 피킹 업무 70%를 담당하고 있다. 주문 물량이 많을 수록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AMR을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2센터 1층은 1만개 이상의 상품에 대한 주문을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파스토는 용인 1·2센터와 같은 스마트 물류센터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로봇, 자동화 설비를 통해 작업 생산성 향상은 물론 근로자 안전성을 높이고 오류를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 19개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해말 인천 청라에도 센터를 추가로 오픈한다.


이병욱 파스토 스마트물류센터팀 리드는 “파스토는 물류 전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자동화하면서 중소형 판매자들의 다양한 판매상품까지 원활하게 대응 가능한 물류 서비스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동화 설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생산성 뿐만 아니라 작업자 안전·작업성 향상을 도모하며 물류 업계를 선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