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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ICT) 기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산업 패러다임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다.

전통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결합하려는 혁신 시도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이를 주도할 고급 인력 양성 필수 과제다. 디지털 미래 신산업 육성을 가로막는 규제 개혁도 필요하다. 기업의 특허 경쟁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한류를 글로벌 시장에 확산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전자신문은 창간 41주년을 맞아 디지털 전환과 디지털 혁신을 통한 '대한민국 디지털 재도약'을 목표로 초일류 디지털 강국을 향한 10대 과제를 선정해 대정부 건의안을 제시한다.

◇전 산업 디지털 전환 : 중소 제조기업 디지털전환 지원 나서야

우리나라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7.8%로 선진국 중 가장 높다. 하지만 디지털전환 '추진 전' 단계에 있는 제조 기업은 59.7%에 달해 디지털 전환 속도는 느리다. 걸림돌은 비용이다. 정부 재정 지원이 제조업 디지털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협력·지원 체계 개선도 필요하다. 개별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데서 나아가 독일과 일본 등에서 민간과 지방정부가 협업해 스마트 제조 생태계 구축하는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인력 양성 : 키워드 인재양성 보다 공학 교육 필요하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까지 곤두박질쳤다. 생산가능 인구 자체가 지속 감소하면 청년 취업자가 줄고 디지털 전환을 주도할 고급인력 절벽을 부른다.

특정 분야 집중에서 벗어나 고른 인재양성으로 전환해야 한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인재양성을 추진하기 보다 공학 교육 전반에 걸쳐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공학교육학과를 참고할 수 있다.

◇규제 개혁 : 디지털 전용법으로 낡은 제도 새판 짜자

생겨난지 20년 가까이 된 금융지주회사법, 전자금융거래법이 여전히 금융과 핀테크 업권을 규제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가 고사 위기에 빠진 것도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 법 때문이다.

디지털 확산을 위해 각 분야 현실을 반영한 전용 법이 필요하다. 혁신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법을 확장하거나 유추해석 하지 말고 아예 새로운 법을 제정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

◇디지털 격차 해소 : 설계부터 '포용적'으로 접근하자

우리나라의 빠른 디지털 전환 속도 만큼 디지털 격차도 가속화되고 있다. 첨단에 초점 맞춰진 디지털·정보기술(IT) 개발은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고령층 등 세대나 계층의 소외를 불러일으킨다.

디지털 활용 역량을 키우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기술 개발 단계부터 정보 취약 계층을 고려한 기술 개발과 설계가 더 본질적이다. 키오스크에 버추얼휴먼과 AI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고령층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특허 표준 경쟁력 제고 : 미래형 IP 전략 수립하자

대한민국은 지식재산(IP) 강국이지만 반도체, 통신, 정보기술, 에너지 등 수출 주력 산업 외에 원천 기술은 많이 갖고 있지 않다. 향후 주목받는 디지털 전환, 의료·생명공학, AI 융합, 자동차·배터리 등 탄소 중립분야 핵심 특허를 확보하고 글로벌 표준을 선도해야한다.

기업은 연구개발(R&D) 단계부터 특허장벽 극복, 핵심·표준특허 선점으로 이어지는 전략적 접근을 해야한다. 기업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자금이다. 최소한 경쟁국 수준의 법인세 혜택, R&D 세액공제, 투자세액 공제 등 지원이 필요하다.

◇디지털 정부 강화 : 디지털플랫폼정부 특별법 제정 시급하다

정부가 핵심 국정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플랫폼정부 1년간 의미있는 성과가 늘고 있다. 디플정 성과를 전 부처로 확산하고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활용·공유를 저해하는 낡은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한다.

정부기관 모든 데이터의 공유·개방을 원칙으로 하는 가칭 '디지털플랫폼정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중장기 연속성 확보를 위해 거버넌스 개편을 통해 부처 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기술전담 조직 신설도 고려할 수 있다.

◇디지털 한류 확산 : K-콘텐츠 IP 확보하자

K-콘텐츠 수출을 중심으로 디지털 한류를 이어나가고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IP 확보가 필수다. IP를 가져오지 못하면 국내 콘텐츠 기업이 제작 하청 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

콘텐츠가 창출한 수익을 국내 제작사도 배분받을 수 있도록 국내 제작사의 IP 확보를 위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제작사와 국내 OTT 플랫폼이 IP를 공동 보유하고, 국내 OTT 플랫폼에서 1차 방영을 의무화하는 'OTT 특화콘텐츠 제작지원 사업'도 좋은 사례다.

◇디지털 미래 신산업 육성 : 신산업 '규제'와 '견제' 넘자

로톡과 로이어드컴퍼니가 AI를 활용한 법률 서비스를 선보였다가 한국변호사협회 반발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리걸테크, 프롭테크, 로봇배송, 리테일테크 등 신산업이 꽃피우려면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최소화하고 기득 세력의 '견제'를 넘어설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

주요 선진국은 디지털 패권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신산업에 대한 규제보다 디지털강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방안과 지원 전략을 중요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디지털 투자와 창업활성화 : '개방형 혁신'에 초점 맞추자

더이상 조직 내부 역량 만으로는 혁신이 쉽지 않다. 정부 정책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개방형 혁신 촉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과 액셀러레이터와 협업이 대표적이다.

2021년말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 이후 CVC는 국내 벤처창업 생태계 주요 축으로 떠올랐다. 외부 전문 투자·보육기관과 협업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액셀러레이터와 협업은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에게 필수 코스다.

◇디지털 지역 혁신 가속 : 지역 격차 해소 위한 인력 확보 중요하다

전국 디지털 기업 가운데 78%는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지역 디지털 격차를 좁히기 위해 각 지자체의 디지털 지역혁신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역 디지털 전환 핵심 이슈는 인력이다.


디지털 기술로 자립할 수 있는 먹거리 사업과 이를 구현하는 핵심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 좋은 인력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R&D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 대학에 인력이 수급되도록 대학 연구소 지원이 늘어야 한다. 글로벌 우수 인력이나 기업을 지역에 유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