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인체 미생물 연구' 예타 준비

6개 부처 참여 마이크로바이옴 사업
수요조사 거쳐 연말 예타 신청 계획
인체질환 초점·사업비 줄여 재도전
원천기술 확보·타깃 제품 개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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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게티이미지뱅크)

인체 미생물을 연구하는 4000억원 규모 국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관계 부처는 수요조사를 토대로 올 연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6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 6개 부처가 참여하는 '(가칭)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사업의 기술수요조사가 시작했다. 수요조사는 오는 15일까지 진행한다.

정부는 2025년부터 2032년까지 8년 동안 2단계에 걸쳐 총 4000억원 내외로 기술개발 사업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개 부처가 참여해 농업, 해양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1조원 규모 마이크로바이옴 범부처 사업을 구성했으나,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에 올해는 인체질환으로 범위를 좁히고, 액수를 줄여 재도전한다.

기술수요조사기관으로 선정된 에이치앤피파트너스가 산·학·연·병·약 전문가 200명 이상에게 수요조사를 할 예정이다. 정부는 사업추진 총괄위원회와 분과위원회를 구성한 후 기술 적용방안 등을 담아 예비타당성조사보고서를 만든다. 오는 12월 초 기술개발 기획을 마치고, 12월 중순에서 늦어도 연말까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형성된 유익균과 유해균 등 미생물 집합체를 의미한다. 장내 미생물은 장 질환, 뇌신경 질환, 면역·감염성 질환 등의 유발과 예방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 자폐증, 난임, 건선, 장질환, 대사성 질환, 파킨슨, 자가면역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은 국가 차원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와 기술개발, 시장 육성 정책을 실시 중이다.

기술개발 사업 목표는 △마이크로바이옴 시료 및 데이터구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원천기반 기술확보 △마이크로바이옴제품 상용화기반 기술 확보 △타깃질환별 마이크로바이옴 제품개발이다.

사업목적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및 상용화 혁신 기반을 조성하고 치료제, 진단기술, 메디푸드 등 타깃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사업구조는 △기반기전질환연구센터사업 △핵심공통기반 확립사업 △마이크로바이옴 제품생산기술개발사업 내역으로 세분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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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수요조사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범정부 차원 투자와 지원이 산업 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좁히고, 국가적인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세계 마이크로바이옴 시장 규모는 2022년 61억8000만달러(8조2212억원)에서 연평균 13.1%씩 성장해 2026년 100억9000만달러(13조4227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예타가 통과되면 정부의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육성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 지원과 투자가 활발해지면 긴 호흡으로 연구해야 하는 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이 현재보다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