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전자가 유망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국내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며 반도체 생태계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
중기부와 삼성전자는 29일 서울 마포구 중소기업중앙회 DMC 타워에서 '팹리스 챌리지'를 개최했다. 팹리스 챌린지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와 팹리스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이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선정 스타트업에게 파운드리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제작 공정 우선 이용과 공정 기술 등을 제공한다. MPW는 웨이퍼 한 장에 다수 프로젝트 칩 설계물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팹리스 시제품이나 연구 목적으로 주로 활용된다. 설계한 제품 출시 전 성능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중소 팹리스 수요가 높다. 중기부는 기업당 최대 1억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팹리스 챌린지에는 관악아날로그, 다모아텍, 보스반도체, 알파솔루션즈, 원세미콘 등 5개 유망 기업이 선정됐다. 원세미콘은 지난해 말 전량 해외에 의존하던 서버용 D램 필수 부품 레지스터 클럭 드라이버(RCD)를 국산화했다. 이번 MPW 지원으로 차세대 D램인 DDR5 4세대 RCD칩을 개발한다. 관악아날로그와 보스반도체도 올해 각각 미래에셋벤처투자 70억원, 현대자동차 20억원 투자를 유치하는 등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팹리스 챌린지 선발 기업에 MPW 공정을 지원함은 물론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R&D) 역량 향상을 위해 소통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포럼에서 내년 MPW 서비스 32회 제공 계획을 공개했다. 2022년 23회, 지난해 29회에서 횟수를 늘리며 국내 팹리스의 시스템반도체 시제품 제작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팹리스의 첨단 반도체 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위해 4나노 공정 MPW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팹리스-파운드리 상생협의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국내 팹리스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국내 대학과 협력해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고, 인재 양성을 비롯한 혁신 생태계도 적극 구축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KAIST 반도체설계교육센터(IDEC)에 28나노 로직 공정 MPW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2026년까지 28나노 MPW 서비스를 총 15회 무상 제공해 600개 반도체 제작을 도울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오기웅 중기부 차관과 정기봉 삼성전자 부사장을 비롯해 산·학·연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 차관은 “핵심 산업인 반도체 산업이 다시 한번 도약하기 위해 시스템 반도체 기업 육성이 절실하다”면서 “유망 팹리스 육성과 상생협력으로 팹리스-파운드리 균형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