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철도하면 과거의 교통수단 정도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1784년경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최첨단 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세상으로 철도가 아닌 다른 대안이 제시될 것으로 믿고 있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2010년 전후로 세계적으로 200km/h 이상의 고속철도가 운영되고 있어 철도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고속철도가 철도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능형 철도차량, 환경친화적 철도시스템 등이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으며, 철도와 도로를 연계하는 운송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등 기술이 철도산업에 접목되면서 철도·교통시설의 이용을 극대화 하고 교통수단의 수송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많은 국가들이 여전히 철도에 지속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거대도시(Mega cities)들의 출연 때문이다. 2050년에 이르면 세계 인구 중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의 비율은 약 75%에 달할 전망이다.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인 거대도시는 현재 세계적으로 25개이다. 하지만 향후 이러한 거대도시들은 더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거대도시화 추세는 이미 과부하를 받고 있는 도시 교통 시스템에 추가적 부담을 주게 돼, 이들 도심지역은 극단적인 효율성을 요구받는다. 이 과정에서 밀집된 도심지역은 철도와 같은 밀집될수록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교통수단이 필요하다.
철도시장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복잡하고, 대단히 광범위하지만 극단적인 이상기후의 강도와 빈도는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실제적인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온의 변화, 보다 강력한 폭풍발생 및 해수면 상승 등은 교통기반시설의 설계, 운영 및 유지관리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러한 기후변화들은 교통시스템들의 파손, 손상 및 고장 등의 위험성을 높이기도 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 역시 철도 산업에 주목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금까지 일류가 발명해 낸 교통수단 중 정시성 다시 말해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고 도착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교통수단은 철도 밖에 없다. 자동차는 교통 체증, 선박과 비행기는 기상 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철도는 상대적으로 폭설이나 폭풍 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기후 변화와 함께 철도를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량 때문이다. 최근 전기자동차 등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운송수단이 크게 각광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대안은 전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기기들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전기를 기반으로 가동됐던 것은 전철이나 고속철도와 같은 철도들이다. 환경문제가 불거지면서 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상에서 열거한 바와 같이 최근 기후변화 대응, 거대 도시 등장과 함께 요구되는 효율적 교통 수단 등 철도투자를 확대할 유인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미 여러 나라들이 고속철도사업을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국내 관련 기업들도 국내 인프라 시장규모의 한계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해외 철도시장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베트남, 중국 등 신흥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고속철도 건설을 활발히 계획 추진하는 등 그간에 구축한 우리나라의 철도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세계 시장에 수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철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반 정책을 지속 기울이는 것이 중요할 듯하다.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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