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장비 업체 도쿄일렉트론(TEL)의 중국 매출 비중이 급격히 올랐다. 40%에 육박한 수치로,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구매 열풍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중국 첨단 기술 견제가 심화되면서 중국이 반도체 장비 '사재기'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TEL은 2분기(4~6월) 3917억엔(약 3조6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24억엔이다. 이중 중국 매출 비중은 39.3%에 달한다. 직전 분기 24.1% 대비 크게 늘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ASML, 램리서치, KLA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같은 추세는 중국이 미국 견제에 대응, 반도체 장비를 대거 사들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첨단 반도체 장비에 이어 성숙 공정을 활용한 범용 반도체까지 수출 규제하려고 시도 중이다. 미국이 추가 수출 규제를 하기 전 구매할 수 있는 장비는 미리 사두려는 것이다. 카와이 토시키 TEL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의 성숙 공정(레거시) 장비에 대한 투자가 강력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수요는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