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무량판 단지 누락을 추가 확인하고도 뒤늦게 공개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장점검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자, 원 장관은 격노하며 LH를 질타했다.
9일 LH에 따르면 경기 화성 비봉지구 A-3BL 단지의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으나, 이 아파트는 안전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비봉지구를 포함해 안전점검 대상에서 누락된 무량판 단지는 10곳으로 확인됐다. 총 10개 단지 중 △미착공 단지 3곳 △착공 단지 4곳 △준공 단지 3곳이며, 분양주택 1871호, 임대주택 5296호로 총 7167호다.
LH가 국토교통부에 누락 단지라고 확인한 시점이 문제가 됐다. 원 장관이 감리 실태 점검을 위해 비봉지구 현장 방문을 추진하자 뒤늦게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다는 사실을 밝혔다. 원 장관은 해당 현장이 현재 공정률이 30.91%로, 철근 배근 상황을 볼 수 있는 단지이기 때문에 점검을 나갔는데 마침 이곳이 무량판 구조이면서 조사 대상에서 누락된 곳이었다.
원희룡 장관은 “처음 취합할 때 빠졌다면 자체내에서 시정할 기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자정기능 빠진 LH를 누가 신뢰하겠나”라면서 “거짓말까지 하려했던거 같다. 기본적인 전국의 그 어마어마한 액수의 거액의 돈을 들이고 수많은 행정력 들여서 하는 작업 전체 현황과 누적 결과에 대해 현황판 조차 취합 안되는 LH, 이러고도 존립 근거 있나”라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이한준 LH 사장에 “시스템이 어떻게 해야 제대로 작동될지 책임과 함께 조직의 기본 체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서 조직이 이중삼중 제대로 돌아가게, 국민앞에 감히 거짓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는 시도 못하도록 엄정한 조치하라”고 말하고 “그 부분에 대해 사장이 직을 걸고 조치를 하시라”고 지시했다.
이 사장은 “이 사실을 알고 다시 한번 재점검을 지시했다”면서 “472개 현장 조사한 결과 91곳 무량판이라고 했고 472곳 이외에 추가로 16곳이 시스템에 등록이 안된 지구가 나타난것이다. 왜 시스템에 등록이 안됐는지 이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LH는 16곳 등록 안된 이유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LH는 안전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10개 단지에 대해 착공 이전인 단지는 구조 설계가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고, 공사 중인 단지는 추가 정밀안전진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철근 누락이 발견되면 입주민 협의를 거쳐 설계 변경과 보수공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LH는 민간참여사업 방식을 적용한 41개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됐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