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에서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IP콘텐츠에 관심이 높은 MZ세대에게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를 만들어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자체 캐릭터가 호응을 얻으면 사업 확장성도 높아 식음료업계에서 IP를 활용한 콘텐츠는 늘어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숙취해소음료 '깨수깡' 캐릭터 상표권을 출원했다. 지난해 깨수깡 광고에 등장했던 캐릭터에 '귤동이'라는 이름을 붙여 세계관을 확대해 IP콘텐츠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9월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 캐릭터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활용한 '소주 새로 탄생 스토리'를 담은 5분 분량 콘텐츠를 공개했다. 새로구미만의 스토리를 부여해 소비자 흥미를 자극했다. 해당 콘텐츠는 유튜브에 업로드 이후 한달만에 1500만뷰를 기록했다. 처음처럼 새로도 출시 후 7개월만에 1억병 판매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며 두꺼비 캐릭터를 리뉴얼했다. 이후 다양한 굿즈를 출시하고 해당 캐릭터를 테마로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를 열고 있다. 지난 2020년 8월 성수동에 처음으로 두껍상회를 오픈한 이후 부산, 대구, 광주, 전주 등을 거치며 전국 순회를 이어오고 있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강남에서 두껍상회를 운영한 데 이어 아시아 최대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2023'에도 미니 팝업을 열었다. 해당 팝업에서는 세계적 아티스트 '제이슨 네일러'와 협업해 두꺼비 아트토이와 굿즈를 전시, 판매했다. 앞으로도 하이트진로는 해당 캐릭터 IP를 활용한 새로운 굿즈를 선보이고 '두껍상회' 전국순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빙그레와 삼양식품도 자체 캐릭터를 만들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빙그레는 빙그레 왕국이라는 가상 세계관을 구축하고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지난 2020년 공개했다. 메로나 등 인기 제품 캐릭터를 만들어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소비자 흥미를 끌고 있다. 지난 5월에 빙그레우스 왕자를 활용해 신제품 '아카페라 스페셜티'를 광고했다. 빙그레도 해당 캐릭터를 활용한 팝업스토어 등을 선보이며 IP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자체 IP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 캐릭터 '삼양63'을 만들었다. 호치와 삼양63을 활용해 선보인 뮤지컬 콘텐츠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불타오르게, 위대하게'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00만회를 넘겼다.
식음료업계는 IP를 활용해 제품에 재미와 스토리를 더해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캐릭터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소비자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 캐릭터가 화제를 모으면 굿즈 판매뿐 아니라 체험형 팝업스토어·영상·게임 등으로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브랜드를 의인화해 음식을 먹고 마시는 행위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할 수 있다”며 “이후 IP를 활용한 사업확장도 가능해 앞으로 캐릭터 IP를 활용한 콘텐츠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