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데이터센터를 위한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기존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 이외 다양한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대표적입니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24일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SSD 컨트롤러 성공에 멈추지 않고 차세대 제품 개발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데이터센터를 위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파두는 2015년 설립된 반도체 설계전문(팹리스) 스타트업으로, 국내 첫 '반도체 유니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달 7일 상장 예정으로, 예상 기준 시가 총액은 최대 1조4897억원으로 전망된다.
파두가 주목받는 건 기업용 SSD 컨트롤러 덕분이다. 데이터센터가 처리해야할 데이터량이 폭증하면서 신뢰성 높은 저장장치(SSD)가 필요해졌고, SSD를 제어하는 '두뇌' 격인 SSD 컨트롤러 역시 성능 고도화 요구가 커졌다. 파두는 이같은 시장 요구에 대응, 자체 개발한 저전력·고성능 제품을 개발했다. 지난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는 “SSD 컨트롤러 성능을 기존 제품 대비 10배 이상으로 높이면서 전력은 절반 가까이 줄이는 게 파두의 기술”이라며 “10년 이상 연구개발(R&D) 경험이 축적되면서 성능은 뛰어나고 전력은 적게 소모하는 반도체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파두 성과는 실적으로 증명됐다. 지난해 매출은 564억원으로 전년(51억원)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SSD 컨트롤러 사업 자체가 지난해부터 이뤄졌기 때문에 본격적인 매출 성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파두 핵심 성장 동력으로 지속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SSD 컨트롤러 전문 회사로 머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중장기 목표로 전력반도체와 통신용·연산용 제품 등 라인업 확대를 제시했다. 차세대 PMIC가 대표 사례다. 파두는 전력 효율을 크게 개선한 PMIC 개발을 완료했다. 내년 데이터센터 향으로 본격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메모리 반도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CXL 솔루션과 AI 반도체도 개발한다. AI 반도체 경우 네이버에서 투자 받은 블루닷과 협력하고 있다. CXL과 AI 반도체는 2025년 상용화한다. 이 대표는 2030년에는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반도체 칩 다수를 파두가 공급할 것으로 기대했다.
파두가 상장하는 것도 이같은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공모로 약 1500억~2000억원을 유치, 운영 자금과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2024~2025년에는 사업의 규모가 회사의 역량에 걸맞는 규모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파두가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를 대표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혁신을 이루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