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전 부문에 걸쳐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격 인상으로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이달 주방·욕실 등 리모델링 제품 가격을 최대 5% 인상한다. 주방 가구의 경우 이미 지난 1일 부로 가격이 인상됐다. 욕실·창호·마루 등 다른 리모델링 제품도 가격 인상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10일부터 일주일 간 '리모델링 패밀리 세일'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획전에서는 '가격 인상 전 마지막 기회'라는 문구를 강조하며 리모델링 온라인 전용 상품을 대거 판매하고 있다.
앞서 현대리바트는 지난 5일 식탁·소파 등 가정용 가구 일부 품목 가격도 최대 5% 인상한 바 있다. 지난 1월 가정용 가구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최대 5% 인상한 이후 올해만 벌써 두 번째 가정용가구 가격 인상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B2C 제품에 대해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쳐 순차적으로 3~5% 인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리모델링 가구 또한 가정용 가구 범주에 포함하는 개념인 만큼 최근 발표한 가격 인상 계획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리바트가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함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279억원을 기록하며 2012년 현대백화점 인수 이후 첫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 컨센서스도 영업손실 11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가구 가격을 인상했지만 실적 부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구·인테리어 수요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원자재 가격 상승도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목재 가격이 작년 대비 3~5% 하락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정도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릴레이 가격 인상에 나섰던 가구업계는 올해 하반기에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샘은 오는 17일부터 홈퍼니싱 부문 전 품목 가격을 평균 3%대 인상한다. 지난해 5차례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올해도 1월부터 3개월 간 침대와 학생 가구 등의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최근 3년간 30%에 이르는 원가 상승 속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판매가 인상 폭을 매년 2~5% 수준으로 억제해 왔으나 올해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