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유리’ 수백만 달러어치 주문
테슬라 “내부 반발에 취소 방안 검토”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가 최근 회사 자원을 동원해 자신의 집을 건설하려다 내부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 본부 인근에 특이한 자재와 디자인을 사용해 자신의 집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WSJ는 렌더링 이미지를 확인했는데, 테슬라 공장 인근에 건설되는 이 주택은 뒤틀린 육각형 구조로 '거대한 유리 상자'를 연상시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 집이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애플스토어 1호점 같다고 묘사했다.
또한 일부 이미지에서는 주택 주변에 폭포가 조성되고, 테슬라가 예고한 사이버 트럭이 접근하는 모습도 담겼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박물관도 포함됐다는 소문도 돌았다.
세계 최고 부호인 머스크 CEO가 독특한 유리 집을 계획한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여기에 회사 자원이 동원됐다는 점 때문에 강한 내부 반발을 샀다.
머스크는 집 건설에 '프로젝트 42'라는 이름을 붙인 뒤 비밀리에 테슬라 직원들을 투입했고, 테슬라를 통해 이 건물 외벽에 사용될 특수 유리를 주문했다. 그렇게 주문한 유리 가격만 우리 돈 수십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 사실을 알게 된 테슬라 이사회는 머스크의 자택 건설 계획에 회사 자원이 전용됐는지 여부와 머스크가 어느 정도까지 관여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테슬라는 특수 유리 주문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실제 주문이 취소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내부 조사 결론도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20년 머스크 CEO는 “집을 소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보유한 캘리포니아 주택 7채를 처분하고 소득세율이 낮은 텍사스로 이사했다.
그는 텍사스 오스틴 외곽에 직원들이 일과 거주를 함께 할 수 있는 일종의 '유토피아'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실제 주택과 야외 레저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문제가 된 자택도 인근에 들어설 계획이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