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칼로리' 음료의 주된 재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이 논란의 화두에 올랐다.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물질로 지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의 '발암물질 2B군' 분류를 예고하면서부터다. 곧 WHO의 구체적인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이에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걱정을 앞세우고 있다.
먼저 이 물질에 대해 알아보자면, 아스파탐은 대표적인 인공 감미료로,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낸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아스파탐도 열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 1g 당 4킬로칼로리 열량이지만, 아주 적은 양으로도 단맛을 내기에 이를 활용한 제품의 급격히 낮출 수 있는 것이다.
그 탄생은 우연이었다. 미국 화학자인 제임스 슐레터가 위궤양 치료제 개발 와중에 찾아냈는데, 그가 손을 자주 씻는 사람이었다면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물질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아스파탐의 근원이 되는 물질이 손에 묻은 상태였다. 종이를 넘기기 위해 손가락에 침을 묻혔고, 그 순간 전에 경험하지 못한 강렬한 단맛을 느낀 것이다. 그렇게 아스파탐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아스파탐을 비롯한 인공 감미료는 현재 단맛이 요구되는 많은 곳에 쓰인다. 특히 설탕의 칼로리 문제, 또 이를 지속적으로 많이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건강상 문제 탓에 더욱 주목받았다.
아주 적은 칼로리로도 단맛을 내니, 설탕 과섭취에 따른 비만,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재에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 또 당 섭취를 주의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게도 단맛의 구세주와도 같은 존재다.
상당히 안전하다는 인식도 있었다. WHO의 섭취 권고량을 채우려면 아스파탐이 든 음료수를 하루에 30캔 이상 마셔야 한다. 설령 그만큼 마셨다고 해서 꼭 몸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아스파탐이 분해될 때 페닐알라닌이 생성되는데, 이를 분해하지 못하는 페닐케톤뇨증 환자가 아닌 이상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런데 이번 발암물질 분류 예고로 변화가 생겼다. 벌써부터 아스파탐을 배제한 식품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아스파탐 뿐만 아니라 대체당 전반에 대한 유해성 의심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동물실험에 따른 위험성 확인으로 인체 직접 위해는 증명된 것이 없고, 필요 이상의 공포만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발암물질 분류에 속한 다른 것들을 보면, 발암물질 2B군에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피클과 김치가 속해 있다.
더욱이 지난 2016년까지는 커피가 2B군에 속해 있다가 빠졌다. 이는 안전성이 입증된 것도 아니다. 65도 이상 뜨거운 음료가 2B보다 한단계 높은 2A군에 포함되면서 빠졌을 뿐이다.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도 2A군에 속해 있다.
이들은 우리가 일상 생황을 하면서 수시로 섭취하는 것들이다. 이들 사례를 볼 때 아스파탐이 2B군에 속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 과한 걱정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과거 '사카린' 사례도 생각해볼만 하다. 사카린은 한 때 암 발병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발암물질 목록에 들었으나, 현재는 안전성이 재차 입증돼 빠진 상태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