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통합(표준) API와 중계업체를 만들자는 보험업계 제안에 플랫폼 업체들이 난색을 표했다. 금융당국도 연말로 정해진 플랫폼 출범 일정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라,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사별로 오픈 API를 제공해 플랫폼사에 제공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된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사업에 참여하는 플랫폼사들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 손해보험협회가 최근 금융위에 제안한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통합(표준) API 및 중계기관 구축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였다.
플랫폼사들은 이 자리에서 통합(표준) API와 중계기관을 구축하려면 연내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출범이 어렵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급하게 만들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위는 이날 올해 12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플랫폼을 출범하겠다는 일정을 재확인 한 것으로 알려졌다. API와 중계기관을 갖추는 것보다 정해진 일정을 준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다만, 금융위는 이 자리에서 △보험사 통합(표준) API+중계기관 △보험사 통합(표준) API △보험사 별 오픈 API 3가지 구축 별 스케줄 시나리오를 협의해 달라고 업계에 요청했다. 연내 실현 가능성을 보고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API와 중계기관에 관한 플랫폼업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플랫폼사별로 통합(표준) API와 중계기관에 대한 이견도 상당하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중계기관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용자 정보를 손보협회에 몽땅 넘겨야 하는데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합(표준) API도 서비스 다양성으로 경쟁한다는 취지에 어긋난다며 강제하지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개발력과 협상력이 취약한 일부 중소업체 등 후발주자들은 통합(표준) API와 중계기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손보협회와 처음부터 시스템 구축을 같이하면 향후 보험사 유치 영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때문에 대안으로 보험사별로 개방하는 오픈 API가 거론된다. 각각 보험사가 오픈 API를 만들어 자사와 계약한 플랫폼 사에 제공하자는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으나 보험업계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적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손보협회가 통합 API을 만들고 중계기관을 맡겠다고 제안 한 것은 플랫폼 출범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보험사 별로 오픈 API를 제공하는 것은 당초 손보협회 제안 취지와 어긋난다는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