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글로벌 기업 중 처음으로 종가 기준 시가총액 3조달러를 돌파했다.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애플을 공동 창업한 지 47년만이다. 아이폰의 견고한 시장 지배력과 애플카 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월가에서는 애플이 시총 4조달러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애플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31% 오른 193.97달러(25만5500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509억달러(4018조원)를 기록했다. 애플 시가총액이 종가기준으로 3조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2018년 8월 1조달러를 돌파한 지 2년만인 2020년 8월 2조달러를 넘어섰고, 약 2년 10개월만인 지난달 30일 3조달러 고지를 밟았다.
애플 시총은 2위 마이크로소프트의 2조5320억달러보다 20% 많고, 라이벌인 구글(1조5300억달러)의 2배, 삼성전자(3637억달러)의 8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 GDP(1조7200억달러)의 1.7배 수준이다.
월가에서는 글로벌 경제 불안 속에서도 애플주식이 확실한 '안전자산' 역할을 하며 투자자를 끌어모은 데다 미래 가치를 확실하게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했다.
지난 1년 동안 중국 공급망 불안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데다 아이폰14프로 맥스 등 프리미엄 제품전략이 통했다. 젊은 층에서도 아이폰이 대세로 자리잡을 정도로 휴대폰 시장에서 확고한 지배력을 확보한데다 앱스토어 등 수수료 관문을 확실하게 장악했다. 유럽연합과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인앱결제 강제금지 등 규제장치를 만들었지만 아직 효과적으로 작용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여기에 가상현실 서비스를 공간컴퓨팅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애플 비전프로'를 공개하며 VR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 새로운 자율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카'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서비스 모두 혁신 제품 뿐만아니라 새로운 서비스 생태계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에선 애플이 향후 2년 내 시총 4조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은행도 지난달 29일 애플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목표 주가를 240달러로 제시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