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지구촌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지속적인 친환경을 내세운 ESG 경영은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불과 2~3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기업이 ESG 경영을 하지 않으면 퇴출될 수도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됐다.
ESG는 환경과 인권을 무시하는 기업은 퇴출이라는 혁명을 이끌고 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연기금의 ESG 철학을 담은 자금 운영 전략에 이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회장의 연례 서한이 촉발했다.
래리 핑크는 2020년 초 “앞으로 ESG 성과가 나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업에 ESG 성과를 관리하라는 내용의 서한이었는데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투자 원칙으로 삼겠다는 메시지였다. 2021년에는 넷제로(탄소중립) 실천 계획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세계 최고 기업도 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야 하는 기업의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MZ세대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 발전과 맞물린 소비자 인식 변화도 ESG 경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트렌드를 방증하고 있다.
2022년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MZ세대 10명 중 6명이 ESG 실천 기업의 제품이 비싸더라고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바람직한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투명 윤리경영 실천(51.3%)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구직의 터널을 감내하는 청년들도 윤리경영 실천에 주목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사회 문제를 이유로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비율도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착한 소비문화가 자리를 잡았다. 환경 사고, 갑질 횡포, 비위생, 횡령 등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면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하루 아침에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는 시대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기업의 사회공헌 기여도까지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제 투자자와 소비자는 똑똑해졌다. 소비자는 좋은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 투자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것이 ESG 트렌드이자 패러다임이고 변화된 경영환경이다.
그렇다. ESG는 선택이냐, 필수냐를 떠나 ‘착한 기업’을 위한 경영환경의 변화다. 기업이 성장하고자 한다면 ESG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문제는 실천하겠다는 CEO 의지다. 역사적으로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 사라지거나 잊혀진 기업은 의외로 많다.
세계 카메라 필름 시장을 석권했던 미국 코닥이 디지털 시대에 편승하지 못해 파산한 것을 비롯해 워크맨, TV 등으로 글로벌 최고였던 일본 소니의 2012년 주식 가치 급락, 리먼브라더스의 몰락이나 사브가 사라진 사례를 통해 기업의 환경변화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에 의한 경영의 환경은 시시때때로 변화하고 있는데 이를 예측하지 못하거나 대응이 늦을수록 기업의 생존에 위협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ESG는 경영환경의 변화이고 대응이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용어다.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다.
투자 대상을 선정할 때 재무제표나 현금흐름과 같은 금전적 이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해 투자하겠다고 만든 기준이다. 이렇듯 불확실한 미래 생존의 유일한 해법이자 기업가치를 높이는 ESG, 생존과 성장을 위한 CEO의 실천 의지만 남았다.
심영수 진영 대표 master@jyp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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