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알로이 엔터프라이즈가 3차원(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알루미늄으로 자동차 부품 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는 금속 파우더 대신 코일 형태 알루미늄 시트를 활용, 생산성을 높이고 친환경 공정을 구현했다.
3D프린팅은 디지털로 설계된 도면을 바탕으로 물체를 제작하는 공정이다. 복잡한 생산 공정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형상대로 제품을 제작할 수 있다. 항공우주, 자동차 등 산업 분야에서 3D프린팅 기술은 알루미늄 부품 경량화와 내화학성에 강점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분말 형태 금속을 강한 출력의 레이저로 쌓아가는 방식의 3D 프린팅 적층 제조가 이뤄진다. 알로이 엔터프라이즈는 분말 대신 코일 형태 알루미늄 시트를 공정에 활용한다. 알루미늄 시트를 말아서 지정된 부품 둘레에 따라 절단하고, 두 번째 공정 기계로 옮겨 가열 및 블록 결합하는 방식이다.
알로이 엔터프라이즈는 이 방식으로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면서 재료 비용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말이나 와이어로 제작하는 것보다 코일을 활용할 때 규모의 경제 효과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 속도가 빠를 뿐 아니라 탄소 배출을 92%나 줄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알로이 엔터프라이즈는 이 기술이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고 보면서도 특히 자동차 시장을 정조준했다. 기존 알루미늄 주조 공법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복잡한 형상의 제품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기트럭, 전기항공기 등 전동화 과정에서 급증하는 알루미늄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요처인 자동차와 항공·우주 산업계에서도 이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알루미늄 부품 경량화라는 업계 요구 사항을 만족할 수 있는 기술로 부각된 덕분이다. 지난해 항공우주업체인 록히드마틴이 알로이 엔터프라이즈에 300만달러(약 38억4000만원)를 투자한 바 있다. 회사는 지난달에도 2600만달러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등 알루미늄 탈탄소화에 주목하는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알리 포시스 알로이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처음부터 비용 절감과 처리량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설계했다”면서 “다음 단계는 대규모 생산과 기술 시연”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