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사법당국의 잇단 기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3배 가까운 지지율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와 7~10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응답자 가운데 61%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지지한다고 답했다.
2위는 디샌티스 주지사(23%)이며, 그 뒤를 팀 스콧 상원의원(4%)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4%), 니키 헤일라 전 유엔대사(3%)가 이었다. 디샌티스 주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지율 한 자릿수에 그쳤다.
또한 공화당 경선에 참여할 예비 투표자 4명 중 3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공화당 대선후보로 현재 고려하고 있는 사람을 복수로 고르라는 질문에 대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5%를 차지했으며, 디샌티스 주지사는 51%, 펜스 전 부통령은 16%, 헤일리 전 주지사는 15% 등을 각각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성관계 입막음 혐의로 뉴욕 검찰에 기소된 데 이어, 지난 9일 기밀문서 반출 혐의로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잇단 기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단 7%만이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답했다. 이번 기소로 인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바뀔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61%는 ‘변화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14%는 ‘더 좋아질 것’, 7%는 ‘나쁘게 바뀌었다’고 응답했다.
CBS 방송의 이번 여론조사는 미국 성인 24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어 매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가 발표 후에 이 가운데 1798명에게 다시 조사를 실시했다.
한편, 지난 9일 연방검찰은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혐의 31건과 수사 대상 문건 은닉 및 허위 진술 등 사법 방해 관련 혐의 6건으로 총 37개 혐의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용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터무니없고 근거가 없다”며 바이든 정부의 정적에 대한 수사라고 주장했으며, 지지자들 역시 같은 이유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결집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잇단 기소에 대해 “이상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나도 좀 즐기고 있다(I sort of enjoy it)”라며 “그것(기소)은 여론 조사 수치를 훨씬 더 높게 끌어올렸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