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경기전망이 15개월째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 2월 이후 최장 기간 부진한 경기 전망이 이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3일 발표한 ‘6월 전망 기업경기동향조사(BSI)’에 따르면 6월 BSI 전망치는 90.9를 기록했다. 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지난 3월(93.5), 4월(93.0), 5월(93.8)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5월 BSI 실적치(92.7)도 지난해 2월부터 16개월 연속 부진해 기업들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전망과 경기실적 모두 좋지 않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고,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90.9), 비제조업(90.9) 모두 13개월 연속 부진했다. 특히 제조업 전 산업은 BSI 100 이하였다. 전경련은 △목재·가구(60.0) △금속 및 금속제품(81.3) △섬유·의복(85.7) △석유정제·화학(88.9) △식음료(94.7) △전자·통신장비(95.2)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5.5) 업종의 부진을 전망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95.2)는 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고 있다. 전월 대비 지수 값이 23.0포인트(P) 반등했지만 경기가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경련은 “전자·전기 업종의 불투명한 경기전망으로 반도체 수출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부진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월(-44.5%), 2월(-42.5%), 3월(-34.5%)에 이어 4월에도 41.0%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수출액도 4월에 14.2% 줄었다.
전기·가스·수도(105.9) 업종만 유일하게 비제조업 중 BSI 100을 넘었다. 전경련 측은 조사 기간 중 2분기 전기·가스료 인상 결정이 예상된 것이 반영됐다고 풀이했다. 이번 BSI 조사는 전기·가스요금 조정안 발표일인 5월 15일 이전 8일간(5월 3~11일) 시행됐다.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92.7), 투자(93.2), 수출(93.9)도 2022년 7월부터 12개월째 동시에 부진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들이 경기침체 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경기심리가 매우 위축돼있다”며 “세제개선과 노동시장 개혁, 규제 개선으로 기업활력을 북돋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최저임금, 금리, 물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