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서부 본토에서 22일(현지시간) 교전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두고 러시아 내부 반체제 단체들이 자신들이 벌인 작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본토에서 시작된 교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벨라고드 당국은 대테러 작전을 선포하고 주민 대피에 착수했다.
벨고로드주는 우크라이나 동북부 수미주, 하르키우주와 인접한 러시아 서부 지역이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라고드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사보타주(파괴공작) 그룹이 러시아 영토 그라이보론 지역에 침투했다”고 주장하면서 대테러 작전을 선포했다.
이에 따라 주 당국은 보안대에 특별 권한을 부여하고 보안강화 및 신원확인, 통신감청 등 다양한 제한 조처를 실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지에서는 주민대피가 시작됐으며, 피란민을 위한 임시 숙소가 마련됐다.
벨라고드 그라이보론 검문소가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 여권이 바닥에 흩어져 있으며, 혈흔이 가득한 바닥에 러시아 장교를 포함한 사상자들이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사건이 바흐무트 함락에 따른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바흐무트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임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반체제 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Freedom of Russia Legion)은 영상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벌였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우리는 여러분과 같은 러시아인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자라길 바란다”며 “이제는 크렘린의 독재를 끝낼 때”라고 밝혔다.
또한 그라이보론 국경 검문소 습격을 가리켜 “선봉대가 그라이보론에 진입했다. 우리는 진격할 것이다. 러시아는 해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러시아 자유 군단’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 2일에도 또 다른 우크라이나 접격 지역인 브랸스크주에 침투해 러시아군과 교전을 벌인 적이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서 “이번 사건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상황을 연구 중이지만, 우리는 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