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메기로 키운 獨·伊…정책 지원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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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Drillisch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MVNO) 사업자 진입이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신규 사업자가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책 지원이 뒷받침 돼야한다는 의견이다.

2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해외 이동통신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 알뜰폰 가입자 수는 1억4594만명으로 이동통신 가입자의 1.44%를 차지한다.

알뜰폰 점유율이 높은 대표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이통 3사(도이치텔레콤·보다폰·텔레포니카)를 중심으로 120여개로 구성된 알뜰폰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알뜰폰 사업자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 국내보다 8.8%포인트(P) 높은 수치다.

자체 설비를 보유한 풀MVNO가 5곳에 달한다. 특히 경쟁력을 갖춘 알뜰폰 사업자가 제4이통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독일 최대 알뜰폰 사업자인 원앤원 드릴리쉬(1&1 Drillisch) 가입자 수는 2014년 180만명에서 2021년 1120만명까지 늘었다.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0.6%를 확보한 주요 사업자다.

원앤원 드릴리쉬 성장세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독일 정부는 2014년 이동통신사(MNO) 3·4위 사업자인 텔레포니카와 에플루스 합병 당시 용량 기반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를 인가 조건으로 부과했다. 덕분에 드릴리쉬는 이통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었다. 2019년에는 인터넷제공사업자(ISP)인 1&1과 합병을 통해 유무선 결합상품을 구성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알뜰폰 점유율이 2010년 3.2%에서 2021년 10.6%로 증가했다. 풀 MVNO 사업자 5곳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정사업본부에서 설립한 알뜰폰 ‘포스테모바일’이 점유율 4.3%를 차지하며 경쟁 활성화를 이끌었다. 기존 금융 서비스와 비접촉 간편결제, 금융거래 등 차별화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2017년 도매제공 의무를 폐지한 스페인은 알뜰폰 점유율이 2015년 10.1%에서 2021년 5.7%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통사의 알뜰폰 인수합병이 두 차례 있었던 프랑스에서도 10%대를 유지하던 점유율이 7.9%로 하락했다.

김민희 KISDI 연구원은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경쟁력 있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시장 경쟁 집중도 개선에 도움이 됐다”면서 “알뜰폰에서도 공격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파괴적 사업자가 등장하도록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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