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아트 비즈니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예술 소비 경향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관련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집객 효과는 물론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 매출 확대까지 기대할 수 있는 신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SSG닷컴은 최근 미술·공예품 카테고리 개편 작업을 마치고 본격 운영에 돌입한다고 18일 밝혔다. SSG닷컴은 가구·인테리어 카테고리 내 별도 ‘갤러리’ 페이지를 신설했다. 지난해 5월 오픈한 ‘아트앤크래프트’ 전문관 내 미술·공예품을 한데 모았다.
카테고리 강화 배경에는 높은 고객 호응이 있다. 지난해 SSG닷컴 미술품 매출은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리움스토어’ 등 신규 상품 입점에 힘입어 지난 4월 매출도 작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현재 SSG닷컴이 취급하는 아트 상품 수는 3만1000개에 달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아트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신사 럭셔리 전문관 서비스 ‘무신사 부티크’는 미술품 전문 유통 기업 ‘프린트베이커리’와 손잡고 국내외 유명 작가의 프리미엄 아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달에는 일본 팝아트 작가 ‘유야하시즈메’ 굿즈와 원화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유통사의 아트 비즈니스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6층 상설 전시 공간 ‘알트원’을 활용해 해외 특별전을 잇달아 유치하고 있다. 오는 9월까지 열리는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퐁피두센터) 특별전에서는 20세기 미술 거장 라울 뒤피 ‘전기 요정’ 등 작품 130여 점을 전시한다.
롯데백화점은 이달초 시그니엘 부산에서 ‘롯데아트페어부산2023’을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이번 행사에서는 총 40여개 갤러리와 브랜드가 참여해 총 500여 개 작품이 전시됐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1일까지 본점과 강남점에서 ‘제5회 블라썸 아트페어’를 진행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20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본점 10층에서 한국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가구업계 최초로 까사미아 서래마을점을 ‘아트살롱’으로 리뉴얼했다.
업계가 아트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것은 시장의 성장세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7.2% 증가한 1조377억원이다. 기존 5060세대에 한정됐던 예술 소비층이 MZ세대까지 넓어지면서 성장세를 가속하고 있다는 평가다. 예술 소비층의 구매력이 높고 가치 소비 경향이 두드러지는 점도 매력적인 대목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트 비즈니스는 눈에 잘 띄고 품격 있는 취미 생활을 선호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에 효과적인 영역”이라며 “오프라인의 경우 화제성을 높여 잠재 소비층을 유입 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