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에도 통신물가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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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이동통신매장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에도 통신비는 제자리 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요금이 물가인상 주범으로 지목된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올 들어 통신 물가가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통신비 지수는 100.72를 기록했다. 기준연도인 2020년 대비 0.72% 상승에 그쳤다. 이는 음식·숙박·식료품 등 다른 항목과 비교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체 물가 흐름과 비교해 상승폭이 적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동월대비 3.7% 오른 110.8이다. 같은 기간 통신비 물가는 0.9% 늘었다. 전체 물가 인상률을 크게 밑돈다. 이 같은 통신물가 상승 둔화 기조는 올 들어 꾸준히 이어졌다. 3월에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4.2% 오른 110.56을 기록했지만 통신 물가지수는 1.2% 오른 100.7에 그쳤다. 오히려 통신비가 전체 물가 상승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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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동향

소비지출에서 각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더라도 통신비는 오락·문화비, 의류·신발비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계동향조사에서 작년 4분기 가구당 월평균 통신비는 13만5000원으로 작년 동기(12만8000원) 대비 5.4% 늘었지만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 이용 금액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가입자당 평균 트래픽은 1만2200MB로 2020년 1만432MB와 비교해 16.9% 늘었다.

올 하반기부터 가계통신비 지출 둔화는 보다 뚜렷해질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달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에 발맞춰 지난달 5G(5세대) 이동통신 중간요금제와 청년·시니어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달부터는 알뜰폰에도 5G 중간요금제를 도매 제공해 통신비 부담 완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물가인상에도 통신비 지출은 큰 변동없이 제자리 수준을 유지했다”면서 “신규 요금제가 본격 출시되는 올 하반기에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통신비 인하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