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페코인, 출시 한달만에 시총 100위 진입…창펑자오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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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인 변동성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크립토 버블스에서 페페코인의 상승세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이미지=크립토버블>

재미로 만들어진 개구리 밈(MEME) 코인의 시가총액이 출시 한 달여 만에 5600억원대로 늘어났다. 수많은 가상자산을 제치고 시총 순위 100위권 안에 안착했다.

가상자산 분석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3일 정오 기준 가상자산 페페(PEPE)는 시가총액별 가상자산 시세에서 96위권을 기록 중이다. 일주일 전 대비 350.3%, 24시간 전 대비 -0.3% 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시간 대시(DASH), 아이오타(MIOTA), 후오비토큰(HT) 등 쟁쟁한 가상자산들의 시총이 80위권,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가 136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페페코인의 선전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페페코인의 경우 대형 재단이나 기업이 참여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유명한 인터넷 밈을 반영한 평범한 이더리움 ERC-20 계열 토큰 기반 프로젝트다.

페페코인에 등장하는 '페페(Pepe the frog)'는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개구리 캐릭터다. 맷 퓨리 작가의 만화 '보이스클럽'에 처음 등장했으며 2009년을 기점으로 미국 커뮤니티 '4chan' 등에서 쓰이면서 널리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2015년 유행을 타기 시작해 최근까지도 댓글이나 짤방, 이모티콘 등으로 자주 활용됐다. 2019년에는 홍콩 시위에서 독재 정권과 권위주의에 저항하는 자유의 아이콘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페페코인 백서에 따르면 이 코인은 단순히 캐릭터를 도용한 것으로 원작자 의도나 캐릭터 영향력과는 상관이 없다. 백서는 “이 토큰은 단순히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인식하는 밈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라며 “내재 가치가 금전적 수익에 대한 기대가 없는 밈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팀이나 로드맵이 없다. 동전은 전혀 쓸모가 없으며 오락용으로 사용된다”고 밝혔다.

페페코인처럼 아무 의미가 없는 밈코인이 투자자들에게 주목받는 것이 처음은 아니다. 향후 계획이나 기술력, 프로젝트에 담긴 의미가 모호하지만 시가총액 상위에 오른 도지코인과 그 아류인 시바이누, 플로키 등 강아지 코인들이 대표적이다. 출시 시점에는 아무 의미가 없는 코인이었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유명인물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현재까지 주요 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페페코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들도 이를 무시하기 어려워졌다. 현재 페페코인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게이트아이오, 후오비, 폴로닉스 등에 상장해 있다. 투자자들은 바이낸스에 페페코인이 상장될 시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창펑자오 바이낸스 CEO는 지난 2일 열린 AMA에서 “나는 바이낸스의 상장 과정에 깊게 관여하지 않으며, 특정 코인의 상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어렵다”며 “다만 프로젝트 상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는 해당 코인의 사용자 수가 될 것이며, 코인의 유통량과 토큰노믹스의 구성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