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대기업의 기술·아이디어 탈취는 신종 괴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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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20일 국회에서 기술탈취, 아이디어 도용 등 스타트업 불공정 피해사례 증언대회를 열었다. 이용빈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스타트업 등에 대한 대기업의 아이디어 및 기술 탈취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는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기술탈취 및 아이디어 도용 관련 불공정 피해 증언대회 '을(乙)들의 아우성'을 개최했다.

세미나는 스타트업에 대한 기술 및 아이디어 도용에 대한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했다. 기업들은 대기업에 의한 기술 탈취 등에 날이 선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들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촉구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투자 및 사업협력을 명목으로 장시간 시연을 요구한 뒤 론칭 협상이 결렬됐고 이와 유사한 제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와의 분쟁 사례를 발표했다.

정 대표는 “기술탈취를 감행한 대기업들은 모두 내부에서 이미 기획했던 것이고, 이미 나온 해외모델을 참고한 것이라고 입을 맞춘 듯 얘기한다”며 “이런 대기업의 태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기술탈취로 인한 법적 구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박희민 스카이텍 대표와 박노성 스마트스코어 부대표 등은 경쟁입찰을 통해 거래 과정에서 기술정보를 제공받아 부정하게 사용하고 거래를 최종적으로 거절한 의혹을 받는 포스코건설의 사례와 서비스를 조직적으로 모방하고 정상가격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판매해 공정한 경쟁을 방해했다는 의혹이 있는 카카오와의 분쟁 사례를 소개했다.

박희민 대표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대기업 기술탈취의 실체를 깨닫게 됐다. 참을 수 없어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누구도 우리 회사와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법적으로 강력한 조치를 해달라”고 강조했다.

박노성 부대표도 “관리자 페이지를 카카오가 무단으로 침입한 흔적을 직접 발견했는데, 그동안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 어떤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썼는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정당하게 취득한 권리를 침해당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힘써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기술 탈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불공정 행위를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2018년 아이디어 도용을 보호하기 위해 부정경쟁방지법을 개정했지만 현재까지 특허청에서 아이디어 도용에 대해 시정권고를 내린 것은 110건이 넘는 신고 중 6건에 그친다. 그나마도 이행된 것은 2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상황인데도 윤석열 정부가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 공약을 내세운 것과 달리 갑을관계가 명확한 이런 불공정 행위에 대해 '당사자 간의 자율규제'를 해결방안으로 제시하는 모순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특히 신종 '약자 괴롭힘'이라 볼 수 있는 신산업 기술탈취와 관련한 대기업의 횡포를 방임해서는 안 된다. 스타트업 생태계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