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 혁신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다만 전제는 AI로 인해 새롭게 탄생할 위협, 유해성에 대비해 집단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부회장이 18일 국회에서 'AI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우리'라는 주제로 가진 특별강연에서 챗GPT로 촉발된 AI 시대를 맞아 기술 남용 가능성에 대비한 보호장치 마련을 강조했다. 생성형 AI 돌풍을 일으킨 챗GPT가 광범위하게 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했으나 산업에 미치는 부작용이나 유해성에 대한 논의나 대응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스미스 부회장은 우선 AI를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표현을 가능케 하는 '새롭고 강력한 도구'로 정의했다. 그는 “AI 기술이 사람들의 사고를 중단하도록 지원하는 기술이 결코 아니다”라며 “도구를 제공하고 새로운 정보를 공유해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챗GPT가 가져올 혁신을 미국의 자동차 포드사의 '모델T'와 비유했다. 끊임없는 시운전과 소재 개발, 그리고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포드의 모델T는 미국의 산업 혁신은 물론 운명을 바꿨다. 스미스 부회장은 “모델T는 모델A를 빠르게 실험실에서 내보내서 현장에서의 피드백을 빠르게 받아들여 계속 진화시켰다”며 “지금 '챗GPT'라는 모델A가 갓 탄생한 것이고 이제는 모델T로 발전시키기 위한 작업이 필요한 단계로, 적절한 안전·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챗GPT에 “폭발물을 집에서 개발하는 방법을 알려줘”라는 질문이 들어올 경우 챗GPT를 접목한 MS 빙 검색에서는 특정한 분류 항목으로 설정, '이와 관련해서는 답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조치하는 식이다.
MS는 지난 6년 전부터 '책임감 있는 AI'를 강조하며 6가지 윤리원칙을 제정해 AI 프로젝트 개발에 적용해 오고 있다. 또 유해성, 오류 등을 모니터링하고 준법을 감시하는 전담 인력만 75명이다. 외부 간접인력까지 포함하면 2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사이버 공격이나 거짓 정보가 확산되는 것에도 대처하고 있다.
AI 기술이 인류에게 도움이 되려면 이해관계자 간의 더 광범위한 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 기업, 학계, 비영리 단체 등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부회장은 “AI 기술의 확산은 대규모 데이터센터의 확대로도 이어진다”며 “태양열,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전력을 충당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연에 앞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AI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 만큼 국회가 입법할 때 산업 육성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정한 규제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