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모네타가 발표한 '2023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기평가' 데이터에 따르면 연 매출 1500억원 이하 상장기업은 70개였다. 1500억원은 중소기업 3년 평균매출액의 최대 기준이라 할 수 있다. 70개 중소 상장기업의 ESG 경영 현황은 대기업에 비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A+부터 D까지 7개 등급의 평가 결과 B+가 3개, B가 58개, B-가 7개, C가 2개 기업이었다. 평가 대상 1093개 상장기업의 약 11%가 B+인 것에 비해 중소 상장기업의 B+ 기업은 4.3%밖에 되지 않았다.
70개 중소 상장기업에 주목한 이유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대기업의 정책과 중소 상장기업 대응이 E(환경) 영역에서 큰 격차가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70개 중소기업의 기후변화와 에너지사용 분야 수준은 좋지 않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화학물질 배출량,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등을 측정하는 기후변화 지표에서 8개 기업은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다. 에너지 사용량,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측정하는 에너지 사용 지표에서는 중소 상장기업의 94%인 66개사가 아예 평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유독 걱정스러운 것은 70개 중소 상장기업 업종이 글로벌 ESG 투자 기준이 강화된 화학, 금속 및 광물, 자동차 부품 업종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상장 중소기업의 상황이 이러한데 비상장 중소기업을 비롯해 수많은 협력업체는 어떤 대비를 하고 있을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ESG 통합플랫폼에서 ESG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시·도, 시·군·구별 각 분야 평균진단등급 실태를 보여 준다.
1등급(우수)에서 5등급(미흡)으로 분류해 지난해와 올해를 합해 서울은 E(환경) 평균진단등급이 3.89이고, 경기는 3.79로 나타났다.
자치단체별 ESG 평균진단등급 이외에 매출액, 수출지역, 산업분류, 애로분야 등으로 나누어 현황을 보여 준다. 자치단체를 기준으로 보여 주는 중소기업의 ESG 경영 등급은 지역의 지속 가능성과 무관하지 않다. ESG 등급이 낮은 기업이 산재한 지역의 기후와 환경이 좋을 리 없으며, 지역경제 성장 역시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지방정부는 중소기업 ESG 진단 등급의 데이터에 주목하고, 지역 내 중소기업의 ESG 경영에 지방정부가 할 일을 구체화해야 한다.
다수의 중소기업은 ESG 경영 실천의 구체적 방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화성상공회의소가 경기 화성시 지역 129개 기업(중소기업이 83.7%)의 ESG 경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기업의 절반 정도가 ESG 개념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ESG 경영이 중요하다'(76%), '앞으로 ESG 관련 사업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다'(80.6%)는 높게 나타났다. 'ESG 경영전략 수립이 필요없다'는 기업은 그 이유에 대해 51.3%가 '방법을 모름'이라고 응답했다.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는 것이 중소기업 현장의 ESG 모습이다.
중소기업은 ESG 경영 실천을 위해 무엇을 필요로 할까. 교육과 컨설팅을 몇몇 중소기업에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일회적이고 제한적일 수 있다. 중소기업은 ESG 경영에 투자할 비용도, ESG 전문인력을 채용할 계획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ESG 경영을 해야 하고, 하고자 한다면 개별 기업에서 스스로 ESG 현황을 진단하고, 평가해 보고, 동종규모 동종업종과 비교해 보고, 지표별 개선과제를 찾아내고, 이를 분석해서 개선할 방법을 찾는 역량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에 근거한 ESG보고서를 발간하고 연차별 개선 계획과 관리방안이 나올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이 제공된다면 중소기업의 ESG 경영은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중소기업을 위해 더욱 친절한 ESG 경영관리 도구가 제공되는 것도 기업 스스로 역량강화를 통해 글로벌 ESG 기준을 맞춰가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숙진 두이에스지(DoESG) 공동대표 leesjdream@does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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