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온고지신]과학과 기술, 두 날개 균형 잡는 '기술사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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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과학기술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국가적인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지금, 4월 과학의 달을 맞이해 우리의 혁신 생태계가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자연을 탐구하고 그 원리를 파악하는 과학(Science)의 발전이 곧 산업 현장의 기술(Technology) 개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가장 기본적인 과학기술 혁신의 전 주기라고 할 수 있다.

혁신 과정을 이처럼 일방향으로 나타낸 선형 모델(linear model)은 오늘날 시장의 개입과 정부 정책의 영향, 경제·사회 시스템 변화를 반영해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했지만, 여전히 핵심은 과학과 기술 모두 경중을 가릴 것 없이 혁신을 위해 필요한 두 날개라는 것이다.


두 날개의 균형을 잡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기술사업화다. 정부의 투자로 기초·원천기술 연구가 이뤄지면 기업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제품 개발로 이어진다.

시장 진출과 수출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일조함은 물론,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업의 탄생과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사업화를 통해 창출한 수익은 다시 기술개발에 투자되어 연구개발(R&D)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기술사업화는 국가 경쟁력 제고, 사회적 가치 창출, R&D 선순환 구조 형성 등 여러 측면에서 중요하다.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하고 여전히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폰'이 가장 대표적인 기술사업화 결과물이다. 아이폰에 쓰인 GPS나 터치스크린, '시리(Siri)'라 불리는 음성인식 기술 모두 미 국방부와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등에 의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민간 기업의 아이디어와 만나 세계를 뒤흔드는 혁신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금과 같은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기업이 기술혁신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의 안정적인 뒷받침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 정부도 기술사업화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과기정통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술이전 성과가 투입된 예산의 4% 정도에 불과하다는 문제를 인식하고, 건강한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해 3월에는 핵심과제로 정부 연구기관들의 기술사업화 거점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장관이 직접 기업인들과 만나 기술사업화 방향을 논의하는 간담회도 개최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역시 이에 발맞춰 '협력·융합 과학기술사업화 촉진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상용화가 필요한 공공기술을 발굴해 수요기업과 연결하고, 사업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사업이 국민적 관심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얻길 기대한다.

진정한 과학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기술의 두 날개가 균형을 이루며 작동하는 혁신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국제 정세가 더욱 불확실해진 가운데 우리나라가 기술 주권을 확고히 지키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과 기술의 건강한 순환과 발전을 통해 우리는 더욱 풍요롭고 자립적인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고서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 koita9000@koi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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