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으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 등 은행 뱅킹 플랫폼에서 생체정보를 활용해 비대면 계좌개설이나 예금 인출 등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 정책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이 (비대면 생체인증 도입을 위해)비대면 실명인증 가이드라인의 연내 개정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중 우선적으로 은행권에서 비대면 생체인증 인프라를 구축해 본격 운영할 수 있도록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금융거래(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 등)가 매년 증가하면서 악성애플리케이션(앱)을 핸드폰에 설치하고 저장된 신분증 사진 촬영본을 탈취해 예금 인출을 시도하는 비대면 금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얼굴, 홍채 등 생체정보를 통한 본인인증은 분실, 유출 위험 등이 적어 안정성이 높고, 신분증을 가지지 않아 편리하지만, 이를 지원하는 은행이 소수에 불과하고, 금융사는 생체정보 인증 인프라 구축에 50억~100억원의 큰 비용이 들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생체인증시스템에 대한 보안성 점검 기준도 미흡하다. 이렇다 보니 활성화도 부진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본인 인증을 위한 금융권 생체정보 등록자 수는 약 626만명으로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를 이용하는 인원(1억9950만명)의 3%에 불과하다.
이에 지난달 20일 금융감독당국과,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은행 등이 참여하는 '은행권 비대면 생체인증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출범, TF를 통해 올해 말까지 금융권 생체인증 인프라를 구축 등 생체정보 인증 활성화가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안도 이날 논의됐다. 편리하게 휴대폰 카메라로 손쉽게 인식 가능한 안면정보와 정확성이 높은 장정맥(전용센서 탑재 키오스크(ATM) 활용)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생체인증 솔루션 도입과 시스템 개발 부담 경감을 위해 금융결제원 중심으로 생체정보를 처리·관리하는 금융권 공동시스템 구축도 유력하다. 금융보안원 등을 통해 생체인증 보안성 기준 강화, 생체인증 안정성 확보를 위한 외부 보안성 검토 의무화도 추진된다.
이복현 원장은 “생체인증 관련 인프라 구축 비용 문제가 회사에 당장 부담으로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공동 인증 방법 구현 등으로 회사들의 비용 부담이 절감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생체정보를 활용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우선 도입 은행으로는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카카오뱅크이 유력하다. 실제 이날 열린 정책토론회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은행장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다른 은행의 (생체정보)관심 표명이 있었으나, 오늘 참여한 은행은 (금감원과)우선 논의를 시작한 은행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라면서 “따라서 이들과 먼저 (생체인증 관련) 말을 나누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