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맥주도 간다"...수출 늘리는 국내 주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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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굿 프라이스 내 구미호 맥주 존. [사진=카브루]

국산 맥주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한국 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현지인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대형 주류사 뿐 아니라 중소 수제맥주사들도 해외 판로 확장에 공을 들이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수제맥주 업체 카브루는 지난 2020년 하반기 캔맥주 수출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인 작년 일본, 싱가포르, 홍콩, 몽골, 대만, 베트남, 중국, 말레이시아, 호주, 독일 등 16개국으로 수출국을 늘렸다. 지난해 수출 물량도 전년보다 약 149% 증가한 55만캔을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카브루는 19개국으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반기 중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한인마트를 중심으로 카브루 주력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카브루 관계자는 “일회성 수출이 아닌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철저히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면서 “전 세계 유통채널에 입점해 있는 모기업 진주햄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맥주 브랜드 '테라'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일본 전국 마트와 편의점 등 소매채널에 입점하고 캔 제품(350㎖)과 병 제품(330㎖) 2종 판매를 시작했다. 일본 시장에서 K주류가 인기를 끌면서 제품 다각화에 나선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소주 브랜드인 '진로'와 과일리큐르 '참이슬 톡톡 청포도' 등을 일본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유럽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 14개국에 수제맥주와 논알콜맥주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도 판로 확장에 집중한다. 이번 달 새롭게 선보인 '대표밀맥주'를 시작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핵심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세븐브로이는 지난달 말 대한제분과 곰표브랜드 상표권 계약이 만료됐고 제품명을 '곰표밀맥주'에서 '대표밀맥주'로 제품명을 변경해 출시했다.

주류 제조사들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맥주 무역수지 적자 폭은 지난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비롯한 수입 주류 수요가 늘면서 무역수지 적자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주류 무역수지 적자는 2019년 6248억원에서 지난해 1조3240억원으로 2배로 확대됐다. 반면에 맥주는 지난해 수출량이 전년보다 6.9% 늘어난 10만2464톤을 기록했고 수출액도 같은 기간 15.8% 늘었다. 무역수지 적자도 2021년 1억6312만달러(약 2160억원)에서 1억2562만달러(약 1663억원)로 개선됐다.

지난해 수출액이 가장 많은 국가는 홍콩(2412만달러)이며 이어 일본(2412만달러), 몽골(877만달러), 이라크(682만달러), 미국(549만달러) 순이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