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글로벌 경기침체, 원자재 가격 상승, 숙련공 부족 등 '삼중고'에 빠진 조선업 지원에 팔을 걷었다. 선수금환급보증(RG) 등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생산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인재 양성에 적극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조선산업 수출역량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으로 선수금 비중이 확대되는 조선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조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선박 시장 호조에 따라 선박 수주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올해는 그동안의 수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적극적 금융 지원으로 조선산업 성장 선순환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거대 장치산업인 조선업에서 수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선주사 선수금을 보증하는 RG 발급이 필수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 조선산업의 주력 선종인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사상 최고치다. 40% 수준이었던 선수금 비중은 최근 50% 이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정부는 우선 대형 조선사를 대상으로 금융기관이 남은 RG 한도를 적기 발급하고, 한도 초과 시 8개 금융기관이 추가 분담안을 마련하도록 은행 간 협의를 추진한다. 해외 시장을 통한 RG 발급 다원화에도 착수한다. 한국무역보험공사(K-SURE)는 특례 보증에 무역보험기금을 활용, 시중은행의 RG 발급 참여 확대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중형사의 특례 보증 비율은 현재 70%에서 85%로 상향 조정한다. 시중은행의 RG 발급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마중물이다.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도 수주 프로젝트별 수익성 검토를 거쳐 추가 RG 발급에 동참할 방침이다.
같은 날 산업부는 경남 거제시에서 '조선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국내 조선업계와 구직자 간 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자리다. 거제 지역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2개 조선소, 49개 협력사와 조선업 구직자 300여명이 참가했다.
이 가운데 29개 기업은 기업 소개와 구직자 면접을 위한 기업부스를 설치해 현장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구직자 취업 지원을 위한 정부 정책도 소개했다.
산업부는 조선업계 생산인력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조선업 생산인력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총 138억원(국비 80억 원, 지방비 58억 원)을 투입해 선체 블록 제작 등 7개 주요 생산기술 교육과정을 제공, 연 2000명 규모 생산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교육 수료자와 조선업체 간 취업 연계 효과를 높이기 위한 채용지원금(월 60만원) 지급 기간을 지난해 2개월간에서 올해 최장 6개월(1년 근속 시)로 연장하는 등 실질적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생산인력양성 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국내 구직자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취업박람회(설명회)도 계속 개최할 예정”이라면서 “조선업계의 원활한 인력수급을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