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정부와 야당이 '검수완박' '대일외교'를 두고 맞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정당성을 어필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대일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정부는 방어에 나섰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선택적 정의와 편향된 법치로 정의와 공정, 상식의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권 강화에 대해서도 “헌법재판소는 20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검사의 권한이 입법 권한이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를 무시하고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장관을 통해 구체적으로 수사를 지시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또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1심 판결에서 김 여사가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왜 수사를 안 하나”라고 반문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검수완박 입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을 존중한다고 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법안 통과 자체가 무효는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한 장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문제가 많지만 법 집행을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해당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문에 대해선 '김 여사의 혐의가 있지 않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해당 수사는 지난 정부에서 특수부를 동원해서 한 것”이라며 검찰이 김 여사에 대해 수사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두고도 공세에 나섰다. 일본 교도통신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국민을 설득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보도한 것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국민들만 불안해하고 있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국민들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며 오보라면 해당 언론사에 법적 조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 입장은 명확하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국민의 안전과 과학이 최우선 순위”라며 “오염수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EAE) 검토에 대한민국의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그것과 별도로 필요하다면 독자적으로 검사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배상안에 대해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잇따른 외교 참사, 안보 실장의 줄사퇴 등 외교 안보라인 붕괴의 정점에 대통령이 대승적 결단으로 추진한 한일정상회담이 있다. 왜 모든 것을 양보하고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결단했는지, 이를 통해 얻은 국익은 무엇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 총리는 “시간이 흐르면 국민들이 이때의 결정이 중장기적인 국익을 위한 것이라고 느낄 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