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온라인여행플랫폼(OTA)으로 숙박 시설 상태와 가격을 확인하는 모습은 일상적 풍경이다. 물론 숙제도 남아 있다. OTA는 숙박업체가 제공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여행객에게 전달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안고 있다.
숙박 시설 사진과 실제 룸 컨디션이 다른 일은 심심찮게 발생하며, 심지어 '성급'을 허위로 표기해 분쟁을 겪은 사례도 있다.
기대와 실제 차이가 여행객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여행업은 엔데믹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고 있다.
글로벌 OTA 트립닷컴이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입국 규제가 전면 해제된 2022년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국내 이용자의 국내외 항공권 예매량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다. 동기간 호텔 예매량도 29.4% 증가했다.
세계 OTA 시장 규모는 2020년 432억달러에서 2025년 834억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비해 국내 OTA 글로벌 점유율이 높지 않다는 것은 개척할 시장이 충분히 남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차세대 OTA는 시장을 독과점한 대형 플랫폼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플랫폼 사용 자체로도 여행 경험을 증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경쟁의 핵심 열쇠다.
많은 OTA가 콘텐츠의 진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는 모양새다. 선두 업체가 양적으로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있지만, 뒷광고 논란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해 소비자에게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행 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국내 여행 시 정보채널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 2021년 상반기 유튜브(33→38%)와 소셜미디어(27→30%)의 선호도가 TV(15→16%), 포털 사이트(49→50%) 등 전통적인 채널에 비해 증가 폭이 컸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의 공통점은 소비자가 직접 생산한 콘텐츠가 게시된다는 데 있다. 여행자가 단순히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를 넘어 일반 여행자가 생산한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유저가 정보 주체이자 향유자로서 기능하는 형태의 생태계는 여행업은 물론 산업 전반에 걸쳐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웹3.0' 개념과 맞닿아 있다. 웹3.0 생태계 핵심은 이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일찍이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신기술을 빠르게 접목해온 여행업에도 차세대 업체를 중심으로 웹3.0으로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엔데믹으로 여행업이 활성화되면서 웹3.0 가치를 추구하는 '3세대 OTA'가 본격적으로 형태를 갖춰 가고 있다. 익스피디아와 같은 1세대 OTA가 숙박업체와 여행자를 중개하는 형태였다면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2세대 OTA는 개인 사업자와 여행자를 연결, 여행자의 선택지를 늘렸다. 3세대 OTA는 나아가 여행자와 여행자를 연결하는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객은 믿을 수 있는 여행 정보를 얻고 OTA는 여행객이 생산한 콘텐츠로 다른 여행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인기 있는 콘텐츠 형태도 글과 사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영상'으로 바뀌고 있다. 동영상은 조작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소비자 경험을 진실성 있게 전달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국내 차세대 OTA 업계에서도 영상 리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트레블 투 언(T2E)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콘텐츠를 생산·공유한 여행객에게 OTA가 마일리지 등 보상을 지속 지급, 콘텐츠 활성화를 유도한다.
여행객은 성공적으로 여행지에 안착하기까지 진실한 정보를 찾아 여러 채널을 떠돈다. 바로 이 부분이 OTA가 공략해야 할 지점이다. '정보 진실성' 확보 여부가 앞으로 차세대 OTA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김세일 와플스테이 대표 skim@swave.kr
-
손지혜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