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춤했던 교촌에프앤비가 신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낸다. 수제맥주, 막걸리 등 신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신규 시장 진출에도 힘을 싣는다. 3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한 권원강 교촌 회장이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5175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 성장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78.4% 감소했다. 본업인 치킨 사업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교촌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4989억원을 기록하며 bhc에 치킨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 직격탄을 맞으며 수익성도 악화됐다.
한계에 부딪힌 교촌은 지난해 자회사 3개를 추가하며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1월에는 미국 법인 자회사 '교촌 프랜차이즈 LLC'를 세웠으며 7월에는 포장재 제조 기업 '케이앤엘팩', 8월에는 막걸리 제조 회사 '발효공방 1991'을 각각 신규 설립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비중을 키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사업 매출은 176억원, 가정간편식(HMR)·수제맥주 등 커머스·신사업 매출은 141억원으로 전체의 약 6% 수준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 이상으로 치우쳐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장성을 제고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 브루잉'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교촌은 지난 2021년 LF 주류 유통 자회사 인덜지로부터 문베어 브루잉을 인수했다. 현재까지 에일·라거 맥주 4종을 출시했으며 올해도 최소 2개 이상의 에일맥주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건강 기능 식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교촌 커머스본부 산하 라이프사이언스팀은 지난해 12월까지 안동 대마(헴프)규제자유특구사업에 참여하며 대마씨를 활용한 식품 소재 개발·연구에 공을 들였다. 대마씨에 함유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에너지 바 시제품을 제작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교촌 관계자는 “안동과학대학교와 연구를 마친 결과물을 특허로 출원한 것”이라며 “제품화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과 2월 각각 대만, 캐나다 현지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1호점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점을 오픈했다. 현재 6개국 67개 매장을 운영 중인 교촌은 향후 5년 내 해외 매장 수를 50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경영에 복귀한 권원강 회장의 시선 또한 글로벌 시장을 향해 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교촌 핵심 경쟁력인 '소스'를 글로벌 전략 식품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글로벌 원재료 직소싱 네트워크 구축 △국내외 푸드테크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기업형벤처캐피털(CVC) 설립 등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