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기업 경영의 핵심 어젠다로 부각되고 있다. 탄소중립이 구호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목표 설정과 그에 맞춘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실행이 중요하다. 오늘날 기업은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야 하며, 특히 환경과 인간이 건강하게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도전과제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함으로써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내려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에 따르면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이 더딘 상황이다.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전 산업에서 지금 바로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실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많은 양의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
향후 30년 동안 기후변화가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명 피해는 물론 상당한 경제적 손실도 예상된다. 실제로 스위스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는 기후변화가 2050년까지 세계 경제에 23조달러 손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 가능성 경영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미 136개국 및 740개 선도 기업들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이 0에 가까운 상태)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나라 기업도 지난 2018년부터 배출량 40% 감축을 목표로 한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라 친환경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IPCC에 따르면 올바른 정책, 인프라 및 기술을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 조치를 즉각 실행에 옮긴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여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정부 감축목표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 기업은 현실성 높은 '데이터 기반' 감축 목표를 세워야 하며, 명확한 로드맵 아래 계획을 전략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3500여개 사업체 및 금융기관과 협력하고 있는 비영리 조직 '과학 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는 기후과학에 기반을 두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지원하고 있다. 민간의 수준 높은 감축 목표 달성을 장려하며, 이러한 목표를 전문적으로 검증해 왔다.
해당 목표는 최근 기후과학에 근거를 두고 장단기 목표 및 의무를 반드시 포함, 지구 평균기온 상승 범위를 1.5도 이하로 억제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아비바를 포함한 세계 1600여 기업이 감축 목표를 검증받았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시대에 기업은 과학 기반 감축 목표를 통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다. 혁신과 경쟁력을 가속할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며, 정부 규제를 준수할 수 있다. 또 구체적 지속 가능성 목표를 고객 및 주주들과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함으로써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지속 가능성 목표를 추진하는 기업은 탈탄소화 전략을 전체 공급망에 적용,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이때 신재생에너지원을 대대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지만 더 친환경적이고 회복 탄력성을 갖춘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운영 효율성 향상, 공급자 및 고객 참여, 데이터 공유 및 협업을 대규모로 지원하는 디지털화에 성공해야 한다.
특히 주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감축 진척도를 수치화해서 공개해야 한다. 투자자 및 고객은 기업이 더 강력하게 지속 가능성 표준 준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측정 가능한 감축 조치'를 실천하고 다양한 기후변화 요인에 대응해야 한다.
오재진 아비바코리아 대표 jaeyun.shin@ave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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