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근로시간 개편, 신중한 접근" 재차 지시…이정식 장관 "다양한 보완방안 강구"

윤 대통령 "노동약자 의견 수렴후 방향 설정"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IT 3사 노사와 만나
"근로자가 시간 주권 갖고 기업문화 혁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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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월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정보기술(IT) 기업 노동조합 지회장, 근로자들과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을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최대 주69시간 근로가 가능토록 한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연이틀 주문했다. 여론을 더 세밀하게 살피라고 강조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시장 정책 핵심은 MZ 근로자, 노조 미가입 근로자, 중소기업 근로자 등 노동 약자의 권익 보호에 있다”며 “근로시간 유연화 정책은 주 단위로 묶여 있던 것을 월, 분기, 반기, 연 단위로 자유롭게 노사 협의할 수 있도록 하되,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노동 약자 여론을 더 세밀하게 청취한 후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교섭력이 없는 노동약자는 법적으로 더 보호를 면밀하게 해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보기술(IT) 3사 노사를 만나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 “근로자가 시간 주권을 갖고 기업문화를 혁신하도록 다양한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와디즈, 데브시스터즈, 자란다 등 근로시간 기록·관리 우수사업장 노사를 만나 근로시간 제도 개편 관련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와디즈와 데브시스터즈는 근로시간 기록·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포괄임금 약정방식을 실근로시간에 따른 수당 지급방식으로 대체했고, 자란다는 유연근무를 활성화했다. 간담회에서는 근로시간 기록·관리 프로그램이 시연됐다.

한 근로자는 “포괄임금 약정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회사에 근로시간 기록·관리 제도가 도입됐다”라며 “자신의 근로시간을 수시로 확인하고 설정할 수 있으니 자율출퇴근제가 가능해지고, 연장근로에 대한 수당이 제대로 지급돼 일한 시간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담당자는 “근로시간 기록·관리 프로그램을 쓰기 시작하면서 인사업무가 편해졌을 뿐 아니라 육아기 단축근로, 반차·반반차 등 다양한 근로시간제도를 개인 상황에 맞게 잘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IT·사무직 청년층을 중심으로 근로시간 유연화가 소위 포괄임금제와 만나면 장시간 근로를 심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현장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라며 “다음달 17일까지 입법예고 기간 중 청년 등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찾아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또 “영세사업장에 지속가능한 근로시간 기록·관리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근로시간제도 개편이 근로자가 시간 주권을 갖고, 기업문화를 혁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 의견을 토대로 다양한 보완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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