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전시장 10% 역성장...고금리·고물가에 소비자 지갑 닫혔다

지난해 국내 가전시장이 전년대비 10% 역성장했다. 코로나19 특수 소멸로 기저효과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에, 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가 가전 시장을 위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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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 강남구 롯데하이마트 대치본점에서 소비자가 삼성전자의 특별 기획전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시장조사업체 GfK가 14일 발표한 '2022년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 시장이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시장은 2020년 코로나19 특수효과로 15%에 가까운 성장을 거두며 정점을 찍은 후, 2021년 6% 한자릿 수 성장률에 그치며 성장세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상반기 -5%의 완만한 하락을 보였던 시장은 인플레이션 본격화로 기준금리가 상승하며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6% 성장률로 하락폭이 심화됐다. 이태원 사건 참사 추모 분위기로 축소된 유통 대형 행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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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자료 GfK)

제품군별로는 엔데믹으로 시장이 회복한 카메라·이미징을 제외한 IT, 대형가전, 생활가전, 주방가전 등 모든 제품군이 2021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형 가전은 전년 대비 15% 하락해 가장 큰 폭 하락률을 보였다. 코로나 시기 보복 소비 등으로 교체 수요가 앞당겨 진데다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탓이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주택 매매와 이사가 감소한 영향도 작용했다.

가전시장 위축은 성장세를 보이던 온라인 채널 성장률도 떨어뜨렸다. 2022년 전년대비 채널별 성장률은 각각 온라인은 3%, 오프라인은 16% 줄었다. 다만 온라인 채널 트렌드는 증가해 전체 시장에서 온라인 채널 비중은 45.9%로 전년 대비 3.4%포인트(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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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가전 시장 채널별 성장률 및 비중(자료 GfK)

시장 역성장에도 불구, 2019년과 비교하면 시장은 팬데믹 이전보다 5% 증가한 규모를 유지했다. 전반적인 하락 속에서도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 니즈와 라이프 스타일에 따른 기회를 잡은 시장 제품과 브랜드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헤미 GfK 유통서비스팀 연구원은 “2023년에도 고물가가 현재 수준으로 이어진다면 시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주방가전처럼 고물가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는 카테고리들도 존재한다”며 “고물가에 영향을 덜 받는 소득이 높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는 방법 등으로 브랜드가 성과를 낼 기회는 여전히 존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