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이 달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나서 화제다. 이 회사는 지구 내 소중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필요가 있다며 달을 선택했다.
론스타데이터는 최근 달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를 위해 투자 자금으로 500만달러를 유치에 성공했다. 스카우트벤처스가 주도, 셀더캐피털, 2퓨처홀딩스, 베테랑펀드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2018년 설립된 론스타데이터는 지구 위성인 달에 데이터센터를 만들겠다며 사업을 시작했다.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와 비슷한 목적이다. 국제 종자 저장고는 대규모 기후변화와 핵전쟁 등 대재앙으로부터 농작물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북극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에 건설됐는데 '최후의 날 저장고'라고도 불린다.
론스타데이터는 중요 데이터를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장소를 물색했고 지구가 아닌 달을 낙점했다. 국제 종자 저장고마저 기후변화로 침수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지구는 안전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결과다. 론스타데이터 측은 “소중한 자산인 데이터를 폭발이나 화재 위험이 있는 지구상에 둘 수 없다”고 밝혔다.
달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2021년 말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저중력 환경에서 데이터센터 테스트를 마쳤다. 론스타데이터는 지난해 2월에도 ISS에서 데이터센터 정보 저장과 지구 재송신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론스타데이터는 올해부터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우선 1㎏가 안되는 초소형 서버를 올해 안에 달 표면으로 발사하는 것이 목표다. 이 서버는 약 16테라바이트(TB) 용량을 갖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계약업체인 인스티튜브머신이 스페이스X의 팔콘9 로켓으로 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발사 시점을 정해지지 않았다.
론스타데이터가 서버를 달에 보내더라도 완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달 표면 온도는 시간에 따라 최대 200도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또 방사선 등 우주 유해파도 데이터센터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론스타데이터는 달의 현무암 동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열과 유해파 차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와의 정보 송수신은 15Gbps 수준 안테나를 통해 수행할 계획이다. 회사는 2026년에는 달 데이터센터가 자체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