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파두가 기업가치 1조800억원으로 상장 전 지분 평가(프리IPO)를 받았다. 우리나라 첫 팹리스 유니콘이 등장한 것이다. 고금리와 투자 시장 경색 등 최악의 자본시장 환경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데이터센터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컨트롤러를 글로벌 빅테크에 공급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국내 팹리스 생태계는 기업이 2009년 200여개사에서 2020년 70여개사로 급감했고, 글로벌 팹리스 50위권에는 단 1개 기업만이 포함될 정도로 척박한 상황이다. 파두의 유니콘 등극이 그동안 침체된 국내 팹리스 산업에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가 되길 기대한다.
팹리스 산업은 미국과 대만이 주도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는 퀄컴, 엔비디아, 미디어텍과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팹리스가 없다. 그렇다고 절망적 상황만도 아니다. 국내 팹리스 대부분이 수요가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분야에 집중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 주목받는 스타트업 팹리스가 여럿이라는 점도 희망적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와 달리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팹리스 유니콘 등 이른바 스타 팹리스 기업이 없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시스템반도체는 고성장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팹리스가 절실하다.
이를 위해 팹리스는 차별화한 기술력으로 무장하고 글로벌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도 세계적 팹리스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스타팹리스 기업이 없으면 팹리스 산업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팹리스는 반도체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내 팹리스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겸비한 제2, 제3의 팹리스 유니콘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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