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선거제 개편 '우려반 기대반'
정당간 타협·미래 고민 없인 개혁 어려워
새 이슈 놓고 협치…국민 신뢰 되찾아야
여야 소장파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치개혁에 대해 국민 신뢰부터 되찾아야 한다는 쓴소리를 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소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등을 놓고 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것과 관련 정작 정당간 타협의 문화와 미래 어젠다 논의 노력 없이는 개혁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치개혁, 청년정치인에게 듣는다' 간담회를 열고 '정치개혁2050' 소속 소장파 정치인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은 극한의 대립 정치 상황 해소와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위해 현직 여야 국회의원 140여명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모임이다. 정치개혁2050 역시 같은 목적으로 여야 진영에 상관 없이 청년 정치인들이 모인 조직이다.
이날 행사는 개혁파로 분류되는 국회의원들이 청년 정치인들의 정치개혁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청년 정치인들은 현재 진행 중인 정개특위 활동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신인규 국민의힘바로세우기 대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양당 내부 어디에도 정치가 살아있지 않다. 교과서에 봤던 민주주의는 지금 국회 현실과 완전히 다르다”라며 “끊없는 다툼, 상대에 대한 적대와 비난 속에 정치개혁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은 초저출산, 수도권 과밀과 지방소멸, 자살률 증가와 같은 현안에 대한 답을 듣고 싶지만, 이런 논의들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학 민주당 전 최고위원도 “저출산고령화와 같이 심각한 문제를 밤샘토론하지 않고 누군가의 구속을 두고 싸우고 있다”라며 미래 어젠다 논의 실종을 문제 삼았다. 지금 정치개혁 논의에서 국회의원들은 모두 빠져야 한다는 강경 입장도 내비쳤다. 국회의원 스스로가 이해관계자인 만큼 국회는 논의의 장만 만들고 국민들이 정치개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성주 정의당 전 정책위부의장은 역시 “상대를 공격하는 정치와 작별하고 새로운 미래 이슈 논의해 국민들에게 정치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사회적으로 중요한 어젠다는 특정 진영과 정파의 힘만으론 해결할 수 없는 만큼 협치가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정치개혁2050 멤버 자격으로 참여한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정당 지역주의 폐해를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과 국회의장의 호응과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정치개혁 노력에 이번에는 달성될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면서도 “1당 독점 지역에서는 국민들이 양당제 혜택조차 못보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거창한 선거제도 개편 목표를 얘기하기 전에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목표에 골든타임을 지키며 합의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자리를 함께한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 소속 국회의원들은 청년 정치인 의견에 공감하며 정치개혁 당위성을 강조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개혁을 통해 만들어가야 할 새로운 시스템의 주인공은 미래세대로 그 의견을 우리가 추구하는 정치개혁에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국회보다도 국민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갈망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은 양극화 해소와 다양성 반영의 바람으로 정치개혁 조류를 만들고 있다”라며 “이를 국회와 우리 청년 정치인들이 제대로 받지 못하면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