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바리스타 국가 자격증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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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석 구테로이테·C2C플랫폼 대표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커피 수입액은 11억9035만달러 규모로 10억달러를 처음 넘었다. 세계 세 번째로 많은 양의 커피를 수입했다. 2020년 기준 연간 커피 소비량은 프랑스(551잔)에 이어 2위(367잔)로, 세계 평균(161잔)의 2배를 넘었다.

국내 카페·디저트 점포 숫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커피 및 음료점업 점포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7.4% 증가한 9만9000개에 달했다. 2018년 말 4만9000개에서 4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카페 1곳에서 근무하는 파트타이머와 정직원 수를 평균 4명으로만 계산해도 40만명에 해당하는 사람이 커피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커피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는 위생적으로 얼마나 안전할까. 우리는 카페 종사자에게 높은 수준의 위생, 훌륭한 서비스 등을 요구한다. 청결하고 서비스 좋은 카페가 상대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커피 전문점이 빠른 속도로 늘어난 상황에서 모든 점포에 일정 수준 이상의 위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일어난 창업 붐에 무분별하게 늘어난 카페 대부분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폐업하고 있다. 비대해진 커피 산업 규모에 비해 전문적 관리 인력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커피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국내에는 250여개 커피 직업 훈련 학원이 있다. 학원에서 알려준 대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다면 커피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현재 국내 바리스타 자격증은 모두 민간 자격증이다. 미용, 제과제빵, 한식, 중식, 양식 등 외식 업계에 다양한 국가 자격증이 있지만 커피 업계만 국가 자격증이 없다. 국가에서 공인하는 커피 전문 인력이 없다는 뜻이다.

만약 바리스타 자격증이 국가 자격증이 된다면 어떨까. 카페마다 최소 1명의 바리스타를 고용해 위생 걱정부터 해결할 수 있다. 카페 내 제빙기, 냉장고, 커피머신 등은 청소·유지 관리에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전문 인력 배치를 통해 국민의 먹거리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

바리스타 직업의식 고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바리스타는 손님과 매일 소통하는 고난도 직업이다. 국가 자격증으로 올바른 대우를 받는다면 바리스타 개인의 만족도는 물론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도 제고될 것이다.

커피 산업 현장의 처우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제도 밖 직업인 바리스타는 업력 10년을 넘어도 연봉 3000만원을 넘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10년 전과 비교해 물가가 상승하고 최저임금도 올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국가 공인 자격증 도입을 통해 처우 개선도 자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한국의 커피 산업에 종사하는 구성원의 생계 보호와 안전한 국민 먹거리를 위한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서명석 구테로이테·C2C플랫폼 대표 ceo@c2cplatfo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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