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합심해 연일 은행권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재벌 대기업 계열과 금융지주 계열, 외국계로 나뉘어 있는 보험업계도 지배구조가 취약하긴 마찬가지고 역대급 실적에 따라 성과급 잔치를 벌였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은행권 성과급 잔치 비판이 보험사로 옮겨붙지 않을까 가장 우려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조28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달 31일 연봉의 평균 4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DB손해보험은 연봉의 41%, 현대해상은 연봉의 30%, 삼성생명은 연봉의 23%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최고 수준인 연봉의 60%를 성과급으로 지급 예정이다.
대형 보험사 중간 간부급 평균 연봉이 1억원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성과급으로 5000만원 가까운 돈을 챙기는 직원들이 많다는 얘기다.
보험사는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가 지난해 올린 순이익 합계는 4조2680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덕에 자동차 사고가 줄면서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낮아졌고, 수익성이 좋은 장기 보장성 보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최대 실적에 기반한 것이지만 최근 은행권을 향한 비판을 보면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성과급도 문제 삼을 여지가 있어 보험사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과점체제인 통신업계와 예대마진으로 돈 버는 은행권과 달리 보험업계는 회사만 수십 곳이 넘고 영업 경쟁이 치열하다”며 “은행 예대마진에 해당하는 보험영업이익은 항상 적자보는 구조고 투자영업이익으로 돈을 번 것이라 은행권과 동일하게 비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걱정거리가 한가득이다. 업계는 손해보험사회공헌협의회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를 운영 중이고, 회사마다 취약층이나 재해가 날 때마다 기부금을 내는 등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은행권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생명보험업계가 2021년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420억4000만원인데 은행권(연평균 1조원)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당국이 보험사에 금리 경쟁하지 말고 채권 발행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며 “앞으로 회사의 자율적인 경영판단에 대한 간섭이 더 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