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네 명의 후보가 첫 연설회에서 맞붙었다. 13일 제주도 제주퍼시픽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제주합동연설회에서 이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언급하며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양강인 안철수 후보와 김기현 후보는 서로를 겨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은 2004년 총선 이래로 거의 20년간, 제주 의석을 모두 독식해 왔다. 당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제주 같은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도 약속했다. 특히 자신의 총선 출마 지역을 당에 맡기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출마 지역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당이 원한다면 이곳 제주도 좋다”라며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 제주에서 20년 만에 승리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했다.
총선 승리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경쟁자인 김기현 후보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안 후보는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 대표,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 대표로는 총선에 이길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 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통합과 과학기술 중심의 정당도 약속했다. 안 후보는 “당원과 지지층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당대표가 되겠다. 과학기술 정책정당을 만드는 전문가 당대표가 되겠다”며 “능력에 따라 공천 기회를 보장하는 공정한 당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김기현 후보는 “대통령실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한다고 하면 여당이 아닌 야당”이라며 “우리는 통과 협력해야 하는 부부관계이지 따로 떼는 별거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당정일체를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노동·연금·교육 등 개혁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야당은 말로 정치를 한다”며 “그러나 야당을 향한 비판은 절반, 나머지 절반은 일을 통한 성과로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통보수 후보임을 내세우며 화합을 이끌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당대표와 후보의 혼란을 수습했다. 당대표와 대선 후보의 화합을 이끌어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고 자부했다. 이어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 지난 지도부의 불협화음으로 지지율이 폭락했고 그 후유증이 지금까지 남아 있다. 20년 동안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켜온 김기현이 당대표가 돼야 당이 안정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후보는 난방비를 언급하며 '보수의 책임'을 역설했다. 천 후보는 “민주당이 선동할 때 보수정당은 책임을 진다”며 “국가재정을 신경 쓰지 않고, 무작정 빚을 늘릴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낮은 제주 지역 도시가스 보급률 문제를 지적하며 “열악한 제주 지역의 도시가스 보급률을 2027년까지 전국 평균인 77%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또 제주 도시가스 정압기와 배관에 획기적인 투자, 도시가스 보급까지 등유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도 정부와 함께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 삶을 살뜰하게 책임지는 당대표가 되겠다. 총선 승리를 넘어 대선승리까지 달성하는 자랑스러운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했다.
황교안 후보는 제주신공항(제2공항) 완성과 정통 보수정당 구축을 강조했다 황 후보는 “내가 총리 때 제주신공항을 하기로 의결했던 사람”이라며 “반드시 책임지고 제주신공항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30년 자유민주주의 정권을 창출하고 정통 보수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가짜보수가 같이 있으면 살 수 없다. 정통보수 정당을 같이 만들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연설회장은 지지자들과 제주지역 당원들이 함께했다. 다만 당원만 입장할 수 있다는 안내와 달리 당원권이 정지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행사장을 찾았다.
제주=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